[앵커]
수사와 탄핵심판과 관련한 윤 대통령의 입장 전해드렸습니다. 이제는 스튜디오에서 하나하나 사실관계를 따져보겠습니다. 법조팀 박병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석동현 변호사,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인물인 만큼, 이게 개인 입장이 아닌 윤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봐야겠죠?
[기자]
맞습니다. 윤 대통령과는 서울대 법대 동기면서 검찰 생활도 같이 했습니다.
현 정부에선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석 변호사는 오늘(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이 직접 탄핵 변론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히면서 '대통령의 의지를 느꼈다'고 표현했습니다.
'직접 만난 거냐'는 기자 질문엔 "대화의 기회가 있었다"며 대통령의 의지를 느꼈다고 했습니다.
석 변호사의 말이, 사실상 윤 대통령의 입장이라 볼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 이제 그 입장을 좀 따져보죠. 수사 전략으로 보이는 대목부터 얘기해보죠. 지금 수사기관들은 앞다퉈 대통령 출석을 요구하고 있는데, 미룰 걸로 보이네요?
[기자]
석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경쟁하듯 소환, 출석 요구, 강제 수사를 하고 있다"며 "조정이 필요하지 않느냐, 권한만 정지됐을 뿐 엄연한 대통령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 특수본, 경찰과 공수처로 이뤄진 공조수사본부에서 각각 대통령에 출석 요구를 한 상황입니다.
수사기관끼리 조정이 안 됐단 이유로 출석을 미루고, 조사를 늦게 받을 수도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
실제로 석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혼선 빚는 점에 조정이 필요하단 생각을 변호인단과 생각을 나눴다"고도 했습니다.
[앵커]
탄핵 변론에선 내란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칠 것처럼 보였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의 탄핵 남발, 예산안 삭감 등을 '국헌문란'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면서 "대통령이 왜 반란을 일으냐"며 "폭동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탄핵 심판 절차에서 내세울 대통령 측의 방어 논리로 보이는데요.
'실제 계엄 목적이 아닌, 야당을 향한 경고성에 불과했다'던 윤 대통령의 입장을 따 온 것으로 보입니다.
또 "수사, 탄핵 재판 과정에서 국민이 실체를 바로 보는 데 도움을 주겠다"며 일부 극우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전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로 입장을 밝힐 때마다 여론이 나빠지고, 결국엔 탄핵 주장에 힘을 실어줬는데 앞서 논리를 되풀이하는 게 효과적인 변론 전략이 될지 의문입니다.
[앵커]
헌법재판소가 23일까지 대통령한테 답변서 내라고 했는데, 오늘 밝힌 내용이 답변서 내용과 흡사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에게 세 가지 방법으로 탄핵소추의결서를 보내면서, 답변서도 함께 제출하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람이 직접 대통령 비서실에 전했고, 우편과 전자 방식으로 전달했지만 송달 확인은 되지 않았다 했습니다.
헌재는 "대통령실이 확실한 접수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의 첫 답변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경우, '비선실세'로 꼽힌 최서원 씨를 '키친 캐비닛', 그러니까 대통령과 친분은 있지만 사적 이해나 정치 관계로 얽혀 있지 않은 사람이라고 지칭하며, 최씨의 역할을 축소하려 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서도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윤 대통령 측의 황당한 해명이 담길 수 있단 관측도 나옵니다.
박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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