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매년 이맘때죠, 전북 전주에 '얼굴 없는 천사'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웃을 향한 마음과 성금은 요즘 같은 어수선한 시국에도 변함없었습니다.
온기 가득한 기부 현장에 김민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전북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에 올해도 옅은 설렘이 내려앉았습니다.
얼굴 없는 천사가 내려왔단 소식에 취재진도 한달음에 모여들었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반복되는 이 모습이 주변 사람들에겐 익숙할지언정 권태롭지 않습니다.
[박귀란 / 노송동 주민센터 주무관(지난해 1월부터 근무) : 매년 뉴스로만 전해 듣던 소식을 저희가 현장에서 접하다 보니 굉장히 의미 있는 것 같고 뜻깊은 체험인 것 같습니다.]
처음 전화를 받은 순간부터 숨겨진 성금 상자를 찾아오는 길까지.
천사가 어떻게 다녀갔는지 조금이라도 실감 나게 전하려는 재연이 한창입니다.
다만 아무리 반복해도 가공도 편집도 없었던 그 순간을 완벽히 모방할 순 없기에.
기자들의 질문은 언제나 '그때 느낌은 어떠셨나요.'
[조승희 /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주무관(천사와 전화 통화) : (사무실에선 분위기가 어땠어요?) 다들 이제 지금 전화 왔느냐고 그러면서 다들 놀라워하셨고….]
[황세연 /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복지팀장(성금 상자 수거) : 박스를 들었을 때 '좀 가볍다. 이 분도 어려운가, 천사도?' 이런 약간 의심도 좀 했죠. 솔직히.]
성금을 나눠 세는 현장 열기는 더 뜨겁습니다.
"그다음 10원짜리가 600원, 다 더해봐."
순간의 의심이 무색하게 상자엔 올해도 8천만 원 넘는 정성이 들어 있었습니다.
25년째 계속된 선행, 그렇게 벌써 10억 원을 넘긴 기록적 성금.
이 익숙한 풍경이 내년에도 이어지길 기대하는 건 여기 있는 모두 같은 마음일 것만 같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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