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진입 못한 게 국민 탓? >
[기자]
어제(19일) 나경원 의원이 12·3 내란 사태 당시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이유를 야당 지지자들 탓이라는 식의 발언을 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습니다. 먼저 그 논란의 발언, 들어보시죠.
[나경원/국민의힘 의원 (어제) : 부랴부랴 국회 경내로 들어오려고 했을 때 이미 민주당 지지자들로 국회가 모두 포위되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국회 경내로 들어가려다가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심한 말을 듣고 우리 모두 당사로 복귀해서 해제 요구를… {무슨 말씀이세요!}]
다시 얘기해서 안 들어간 게 아니라, 야당 지지자들이 국회를 포위해서 못 들어갔다는 취지의 말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여러모로 부적절한 발언입니다. 그때 시민들은 국회를 지키려고 한밤중에 한 걸음에 달려온 분들이고, 전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봤지만 못 들어오게 했던 건 시민들이 아니잖아요.
[기자]
그래서 황당한 주장이라는 지적들이 많이 있는데요.
일단 일부 국민의힘 의원이 담을 넘어 들어왔다는 게 밝혀졌죠.
의원 단톡방, 이미 공개가 됐는데 우재준 의원 같은 경우에는 12시 3분에 경찰이 적극적으로 막지 않기 때문에 담이라도 넘어와 달라. 박수민 의원은 곧바로 담 타고 이미 진입했다고 급박한 상황이었죠.
비록 서명옥 의원 같은 경우에는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지만, 그 이유가 경찰 때문이지 시민이 막아서라고 얘기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야당에서는 강력하게 사실과 다르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들어보시죠.
[한준호/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그날 국민의힘 단체 대화방에서 국회 상황이 실시간으로 공유가 됏고 그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서 이미 국민들께서 많이 알고 계십니다.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죠.]
[앵커]
그리고 같은 국민의힘 안에서도 당시 한동훈 대표 비롯해서 여러 의원들이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기 때문에 나경원 의원 스스로가 국회에 들어가기 위해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노력했는지도 한번 따져봐야 되는데요.
그날 밤 한 시민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입니다.
보시면, 국회 앞 헌정기념관 쪽 횡단보도를 건너서 당사 쪽으로 가고 있는 카멜 코트를 입은 사람이 나경원 의원이고요. 윤재옥 의원 등이 있었는데 당시 써놓은 걸 보면 쪽문을 지키는 경찰은 1명밖에 없었지만 막혀서 순순히 당사로 돌아갔다는 식의 주장을 써놨습니다.
따라서 나경원 의원 스스로가 경찰이든 또는 본인이 얘기한 대로 시민이든 막더라도 그 막는 걸 뚫고서라도 국회에 들어가기 위해서 어떤 적극적인 노력이나 시도를 했는지 또는 왜 막느냐고 거칠게라도 또는 적당하게라도 이준석 의원처럼 항의를 했는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먼저 밝힐 필요가 있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만약 그날 밤에 의원 정족수가 모자라서 계엄이 해제가 안 됐다면 지금 비하인드도 못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참 아찔한 상황인데 민주주의 지키겠다고 달려온 시민들 탓을 하는 건 여러모로 참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상수 전 대변인 "시위대는 전혀 적대적이지 않았다", 참고로 박 전 대변인은 당시 현장에 있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무서웠던 것이냐. 계엄 같은 비상사태가 벌어졌을 때는 국회로 갈 용기 정도는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나경원 의원이 어떤 정치 지지층만을 의식해서 의도적으로 선명성 있는 강성 발언을 내놓고 있는 게 아니냐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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