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습니다. 조종사가 긴급 구조 신호를 외치기 직전에 항공기 위치와 고도를 보내는 항적 신호가 끊겼는데, 원래 착륙 과정에서는 절대로 끄지 않는 거라서 엔진 두 개가 모두 멈추며 전원이 끊겼던 거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항공 사고 항공기의 항적 신호가 끊긴 건 착륙허가를 받고 고도를 낮추던 상황이었습니다.
정상적으로 공항에 접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항적신호가 끊긴 겁니다.
항적 추적 업체에서는 사고 항공기로부터 "오전 8시 58분 50초에 마지막 신호가 수신됐다"고 밝혔는데, 기장이 관제탑에 조난신호, 메이데이를 외치기 불과 10초 전입니다.
항공기 위치 시스템, ADS-B는 항공기의 위치와 고도, 식별 코드를 관제탑과 다른 항공기에 송신하는 기능을 하는데, 안전에 필수적이라 항공기 착륙 과정에선 절대로 끄지 않습니다.
[권보헌/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 : 엔진 두 개에 장착된 전원공급 장치에 이상이 생겼다는 이야기고, 제너레이터(발전기)를 구동시키지 못한 원인으로 판단이 됩니다. (ADS-B는) 조종사가 공중에서 절대로 안 끕니다.]
즉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외치기 직전 엔진 두 개 모두가 고장 나면서 기체 전원 공급에 문제가 발생한 걸로 추정된다는 겁니다.
보잉 737-800 기종은 하나의 엔진만 살아 있어도 한동안 비행이 가능합니다.
사고 항공기 조종사가 급하게 180도만 선회한 뒤,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한 채 활주로 반대 방향에서 2차, 동체착륙을 시도한 것도 양쪽 엔진 모두 멈췄고 전력계통에 문제가 생겼다면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엔진 두 개가 멈췄다 해도 비행기가 선회할 수 있는 건, 엔진이 꺼져도 한동안 유압이 남아 있는 데다 비상용 유압 장치가 방향타와 연결돼 있어 짧은 시간이지만 비행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전현직 기장들은 이런 경우 랜딩기어를 내릴 정도의 유압은 없었을 거라고 추정했습니다.
[김영길/한국항공대학교 항공안전교육원 교수 : (엔진이 꺼져도) 어느 정도는 유지가 돼요. 완전히 꺼지기 전까지. 유압이 줄어드는 건 사실이에요. 그러면서 계속 뻑뻑해져 가요.]
사고에 대한 의문이 쌓이는 가운데, 정확한 사고 원인은 블랙박스 분석이 끝나야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주용진, 영상편집 : 정성훈, 디자인 : 방명환·이종정)
박재현 기자 repl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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