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독립유공자 피탈 재산 회복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
친일 행적으로 서훈이 취소 시 국립묘지 밖으로.
당연한 일 아니냐, 언제 법안인가 싶기도 하지만 최근 발의된 법안들입니다.
[김원웅 / 광복회장(2020년 8월 15일): 친일반민족인사 69명이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어…. 가장 명당이라는 곳에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자가 묻혀 있습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인사 중 대표적인 인물은 30년간 일본군으로 복무한 신태영 전 국방부 장관입니다.
내 목표는 야스쿠니신사 안장.
1943년 수기 기록이 남아있지만,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과 함께 잠들고 싶었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서울현충원 내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 머리맡에 잠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낙연 / 당시 민주당 의원(2020년 8월 17일): 대상이 누구냐 하는 것은 약간 들쭉날쭉합니다. 그래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 라고 생각하죠.]
이 대표 입장은 그때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내 반대 목소리가 많다는 이유인데
민주당 내엔 '뼈에는 이념이 없다'
국민의힘 내엔 부관참시라는 목소리가 있습니다.a
일부 동의 안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정작 현충원에 묻혀야 할 유공자들이 심사에서 탈락하는데 지켜만 봐야 하는 일일까.
그럼에도 파묘는 반인륜적이란 오랜 사상을 근거로 신중해야 한다면, 그렇다면 이건 어떻습니까.
상해 임시정부 의정원의제7대 의장을 지낸 윤기섭 선생.
일제가 만든 호적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며 호적 등록을 거부했고,
자손들은 호적상 사생아로 등재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독립운동에 일생을 바치고도 공문서상 무국적자였던 독립운동가 예순 두 명이 무호적에서 벗어난 때는 지난 2009년.
그 가운데 한민족의 기상을 일깨운 역사학자이자 조국 광복에 헌신한 신채호 선생의 가족들도 있었는데.
호적 찾을 여유도 없이 어렵게 살아온 후손들에게 옛 재산 찾는 일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옛 집터 소유권을 돌려받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습니다.
재판부.
신채호 재산인지도 불투명한 데다 국가가 독립유공자의 재산권을 회복해 후손에 귀속시킬 의무가 규정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국가가 친일파 이해승의 손자인 이우영 그랜드힐튼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토지 환수 소송은 달랐습니다.
반환 땅 면적, 단 4㎡.
호텔 용지 등 대부분 토지는 후손들이 그대로 소유하게 됐습니다.
[정철승 변호사 / 원고 측 대리인: 거물 친일파는 단죄될 수 없다는 믿음을 주었던 반민특위의 와해를 떠올리게 하는….]
정부가 안 하면 우리가 한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숨겨진 친일재산을 추적해 정부에 환수 요청한 땅은 총 171필지, 시가로 3천억 원에 이릅니다.
[문 대통령: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이 사라지게 하겠습니다.]
대통령의 다짐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모든 사람에겐 공과가 있다며 매국도 과실로 신중하고, 조국을 배신한 대가도 없는 나라.
그런데도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여러분들은 나라를 믿고 독립운동에 소중한 목숨을 걸 수 있으시겠습니까.
진실 없는 일본을 탓하는 만큼 우리 현실에 대한 뼈아픈 반성이 요구되는 오늘입니다.
앵커 포커스였습니다.
[정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