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나경원 전 의원의 이름이 빠진 국민의힘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의원이 약진을 했습니다. 지지율이 2배가 됐는데요.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이 대거 안 의원 쪽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앞서 안 의원은 평소 사이가 좋지 못했던, 이준석 전 대표의 공감을 얻기도 했죠. 안 의원이 '비윤'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올라갈 거라는 관측과 함께, 용산에서 지켜만 보고 있진 않을 거라는 정치권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이 빠진 국민의힘 전당대회, 판세가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이 안철수 의원에게 옮겨간 걸까요? 안 의원의 지지율이 16.7%p, 말 그대로 수직상승했습니다. 8.8%의 지지를 얻은 유승민 전 의원은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죠. 만일 유 전 의원이 출마를 포기한다면, 안 의원의 상승세에 한층 탄력이 붙을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여기에 '견원지간'으로 알려졌던 이준석 전 대표도 안 의원을 향해 손을 내밀었죠.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 / 어제) : 앞에 축사로 안철수 의원 좋은 말씀해 주셨는데 사실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 참 많았습니다.]
안 의원이 비윤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안 의원의 심상치 않은 상승세, 친윤계에선 그래도 '윤심'은 꺾지 못할 거다, 자신했는데요.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저는 충분히 지금은 가장 안정적으로 당선 가능성 안에 드는 후보가 김기현 후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핵관이 세운 후보, 대통령이 세운 후보가 당권 경쟁에서 만약에 진다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아니 이제 그럴 가능성이 저는 거의 별로 없다고 봐요.]
안풍이 생각보다 거세진다면, 또 한번 당이 시끄러워질 거란 이야기도 있죠.
[전재수/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안철수 후보를, 전 대표를 대하는 용산 대통령실의 스탠스가 아마 가장 관심 사항으로 떠오를 겁니다. 지금은 좀 조용한데 한 며칠 지나고 또 여론조사상 안철수 대표가 조금 앞서는 여론조사가 나오면 나오게 되면 분명히 윤핵관들부터 시작해가지고 또 준동을 할 겁니다.]
결과적으로 안철수 바람의 동력 역할을 한 나경원 전 의원, 본인 스스로는 일단 중립을 지키고 있습니다. 안 의원 측의 메시지에 웃는 이모티콘만 남겼다고 하는데요.
[김영우/안철수 캠프 선대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나경원 의원하고 저는 소통이 충분히 잘 되고 있는 상황이었고 한 일주일 전에도 통화를 했고요. 어제도 메시지는 했습니다, 답은 아주 간단하게 왔습니다만. {뭐라고 답이 왔습니까?} 이모티콘으로 왔습니다.]
[전재수/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딱히 할 말이 없을 때, 막막할 때 그런 거 보내죠.]
[정미경/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냥 마음을 숨기기 위한 거겠죠.]
답하기 곤란한 나 전 의원의 마음, 결국 김기현 의원 쪽으로 기울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정미경/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제 시간이 지나면서 김기현 후보를 도와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전재수/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100%죠, 100%.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접은 것은 뭐냐 하면 차기 총선에서 어떤 자기 스스로 공천을 받아야 돼요.]
꺼진 불의 불씨를 살리려면, 김 의원의 손을 잡는 방법 외에는 없다는 겁니다. 반면, 꺼진 불도 다시 끄자는 분도 있죠. 홍준표 대구시장입니다. 나 전 의원을 또다시 저격하며 확인 사살에 나섰습니다. 지난 2019년, 패스스트랙 사태를 소환했는데요. "당시 당 지도부가 공천이 걸린 의원들을 압박해 최전선에 내세워 놓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고 날을 세운 겁니다. 당시 원내대표, 나 전 의원이었습니다. 나 전 의원은 "망상 속의 소설이자 본인의 삐뚤어진 선입견이 가져온 억측일 뿐"이라고 반박했는데요. 나 전 의원, 정치적 책임까진 몰라도, 법적 책임은 져야 할 듯하죠.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패스트트랙이 기소된 지 3년 됐거든요. 근데 저거는 딴 사람들은 좀 정치적으로 어떻게 봐주든 타협이 된다 하더라도 그걸 총지휘한 사람은 원내대표인 나경원 대표라고요. 최저가 저게 벌금 500만원으로 돼 있어요. 그런데 저거 100만원 이상 받으면 다음 총선에 출마 못 하거든요.]
양강 구도를 형성한 김기현, 안철수 두 당권주자, 연일 지지세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김기현 의원은 의외의 인맥을 자랑하고 나섰습니다. 프로배구 김연경 선수 그리고 가수 남진 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겁니다. 이 두 사람은 김 의원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하는데요. 스타 마케팅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려보겠다는 거겠죠.
안철수 의원은 당 원로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습니다. MB에 이어 이회창 전 총재도 예방을 했다고 하는데요. 당내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가 됩니다. 특히 안 의원과 MB의 회동 뒤엔 이런 뒷말도 나왔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화면제공 : KBS / 4월 23일) : 제가 MB의 아바타입니까?]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25일) : {이번에 그 MB를 찾아갔어요. 요거는 어떤 의미예요?} '나도 이제 이 보수 정당의 일원이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이 있는 것이고 그게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봤자 몇 분 안 계시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이분밖에 없긴 해요.]
한때는 정치적 굴레였던 'MB 아바타' 딱지, 지금은 직접 MB를 찾아가는 상황이 됐으니, 역시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인가 봅니다. 김기현 의원도 아바타란 꼬리표가 붙었죠?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윤석열 아바타'로 성공할 수 있을까? 저는 굉장히 의심스러워요. 김기현 대표가 당선되더라도 김기현 대표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돼요.]
양강의 대결, 아바타 대전이라고 불러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두 당권주자가 치고 나가면서, 다른 후보군들은 관심에서 조금 멀어졌죠. 황교안 전 대표, 양강을 싸잡아 비판하며, 눈길을 끌기에 나섰습니다. 먼저 안 의원을 향해선 '메뚜기 정치인'이라고 날을 세웠는데요. "대권만 쫓으며 만든 당마다 말아먹었다"는 겁니다. 김 의원에겐 "용기와 담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누군가에게 기대서 큰 정치를 하겠다는 건 맞지 않다"며 말입니다. 황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다, 친분도 과시를 했는데요.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황교안 대표께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가 좋은 당대표 후보신가요?} 네, 관계 좋죠. 제가 같이 오랫동안 검찰에서 같이 근무를 했잖아요.]
글쎄요? 같이 근무를 했다고 꼭 사이가 좋은 건 아니죠.
[박범계/당시 민주당 의원 (2013년 10월 21일) : 수사의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국정원, 원세훈·김용판의 수사 초기부터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그것은 모 신문에 나왔듯이 황교안 법무부 장관하고도 관계가 있는 이야기지요?]
[윤석열/당시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 (2013년 10월 21일) : 무관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윤 대통령과 관계개선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그래서일까요. '반윤'의 상징이죠. 유독 유승민 전 의원에겐 한층 더 독한 말을 쏟아냈습니다. 확실하게 코드를 맞춘 겁니다.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윤석열 대통령이 새 정부가 출범했는데 틈날 때마다 대통령을 공격하고 비방하고 있었어요. 이것이 바로 이제 암덩어리라는, 계속 병소가 커간다, 이런 측면에서 저는 지금 같이 가기가 어렵다. 그러니까 암덩어리와 함께 통합하면 결국은 죽는 겁니다.]
'암덩어리'라? 유 전 의원, 친윤계에겐 강성 보수 유튜버들보다 못한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27일)의 정치 인사이드, 김재원 의원의 말로 마무리합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신혜식, 김세의 그리고 또 본인이 차기 하느님이다 그러시는 분들도 나오셨다면서요, 국민의힘.} 근데 뭐 굉장히 괜찮은 분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결국에 우리 당의 지지의 외연을 넓혀 주신 분이고 대선에 승리하게 만들어주신 데 혁혁하게 공을 세우신 분들이거든요.]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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