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국정원의 가훈 같은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 국정원은 종종 양지에서 일하는 듯 합니다. 대대적인 간첩단 수사에 국정원 조끼가 흔하게 보입니다. 이 때문에 '경찰에 넘겨주기로 한 대공수사권을 가져오려는 것 아니냐'라는 해석이 있었는데. 윤석열 대통령도 재검토를 언급했습니다.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8일 민주노총 압수수색 현장.
국가정보원 점퍼를 입은 요원들이 진입을 시도합니다.
국정원은 최근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등을 상대로, 대대적인 간첩단 사건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신분 노출을 감추는 국정원이 이례적으로 공개수사까지 나선 건 1년 뒤 대공 수사권이 폐지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지난 2020년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국정원법 개정안에 따르면, 간첩 등에 대한 수사 권한이 내년 1월부터 국정원에서 경찰로 넘어갑니다.
최근 국정원이 간첩 수사를 본격화하자 국민의힘은 대공 수사권을 국정원에 그대로 두자는 주장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9일) :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관은 재고되어야 마땅합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도 "대공수사를 경찰이 전담하는 것이 맞는지 다시 살펴야 한다"며 재검토 입장을 밝혔습니다.
야당은 대공수사권을 되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안 정국을 조성한다고 반발했습니다.
[김의겸/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국정원을 활용해 노동조합 사무실을 요란하게 압수수색 하더니, 기어이 대공수사권까지 되돌리겠다는 음험한 속내까지 드러낸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법안 재발의를 포함한 관련 조치에 즉각 나설 방침입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경찰이) 대공 수사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조직이나 인원이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는…미비한 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좀 더 논의해 봐야 될 것이고.]
하혜빈 기자 , 이동현, 이완근, 유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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