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경찰서가 쇼핑몰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40년 된 청사를 새로 짓는 2년 동안 임시로 와있는 건데요.
낯선 환경 속에 시민들 불편은 없을지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형쇼핑몰입니다.
매장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크게 걸려있는데, 8층은 결혼식장, 4층은 가구점, 여기까진 평범합니다.
그런데 5층이 경찰서입니다.
구로경찰서가 새로 짓게 되며 임시로 이전해온 건데요.
경찰서 중 처음으로 쇼핑몰 세입자가 된 건데요, 제가 카메라를 들고 직접 찾아가 보겠습니다.
화살표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도착했는데, 아무거나 타면 안 됩니다.
5층 버튼이 없는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10층에서 내려서 다른걸 타서 내려와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경찰서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 엘리베이터는 5층이 눌리고 또 문도 열리지만, 경찰서로 갈 순 없습니다.
이렇게 하얀 임시 벽으로 막혔기 때문입니다.
엘리베이터를 잘못 탄 사람이 급히 내려 취재진에게 길을 묻습니다.
[혹시 경찰서는 어디예요?]
5층 경찰서에 도착했습니다.
내부는 평범하고 한 층을 전부 사용합니다.
이전한 지 한 달 됐는데, 지금은 모든 부서가 들어온 상태입니다.
민원인들은 넓고 쾌적한 점은 만족해합니다.
[A씨/경찰서 민원인 : 역이랑 가깝고 마트 안에 넓은 주차장 이용하고요.]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붐벼 이동이 늦어지는 경우도 잦다고 합니다.
[B씨/경찰서 민원인 : 한참 기다렸어. 안 내려오니까 엘리베이터가.]
쇼핑을 왔다가 피의자와 마주치는 게 불편하단 시민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피의자는 전용 통로로 호송한다며, 불만을 취합해 개선 방법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1979년 지은 서울 종암경찰서도 낡아서 40여 년 만에 새로 짓고 있습니다.
[권구훈/서울 하월곡동 : 허술했어. 하여튼 새로 지어야 해, 그 건물.]
임시 청사는 폐업한 찜질방입니다.
[강혜경/서울 하월곡동 : 여기는 그거 뭐지? 사우나. 경찰서가 여기 없다 생기니까 신기하다.]
35년 이상 오래된 경찰서는 좁고 불편해 민원인들의 불만이 종종 접수된다고 합니다.
겨우 재건축 결정을 했는데도, 10년 넘게 건물을 옮기지 못한 경찰서도 있습니다.
이곳은 부산의 해운대경찰서입니다.
청사는 1978년 지어져 올해로 45년 됐습니다.
도심에 있는 이 경찰서에 찾아오는 민원인만 하루 평균 200명 정돕니다.
하지만 주차할 수 있는 건 19대 뿐.
결국 관용차를 빼 자리를 만듭니다.
[김영철/경찰서 민원인 : 차 대기 힘들어요. 돌아요, 계속 돌든가 아니면 나가고.]
청사가 좁아 조사받으러 온 사람들은 바로 붙어 앉고, 새로 생긴 부서는 가건물 신세입니다.
[이종계/부산해운대경찰서 경무계장 : 수사권 조정되고 나서 수사심사관 제도가 생겼습니다. 그 사무실을 본관엔 공간이 없어서 가설 건축물로 준비한 상황이죠.]
지난 2013년 새롭게 경찰서를 짓기로 결정됐지만, 부지를 찾고 설계를 바꾸다 내년에야 첫 삽을 뜨게 됐습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 : 원래 현 부지에 재건축하려고 하다가 너무 부지가 협소하다 보니 이전 신축으로 변경된 겁니다. 신축 부지를 또 조사해보니 암반지대라…]
경찰서는 이렇게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낡은 청사를 옮기고 다시 짓는 건 꼭 필요한 일이지만, 시민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작가 : 강은혜 / VJ : 황의연 / 인턴기자 : 이새롬)
이예원 기자 , 반일훈,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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