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성 결혼에 대해 "보기도 싫다"는 등 문제의 발언을 한 기시다 총리 비서관이 해임됐지만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한때 퇴장하는 등 파행이 이어졌고 연립여당도 소극적인 대응을 비판했습니다.
도쿄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보기도 싫다"
"동성 결혼을 인정하면 나라를 버리는 사람이 나올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곁에서 보좌한 비서관이 한 말입니다.
정부 인사 입에서 나온 상식 밖의 발언에 비판이 커지자 기시다 총리는 당사자를 바로 해임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 일본 총리 (지난 4일) : 이런 발언은 정부 방침에 맞지 않는 언어도단입니다.]
하지만 발언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국회에서는 일부 야당 의원이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 설명이 부족하다며 퇴장해 한때 파행이 이어졌습니다.
일본 정부는 거듭 사과했습니다.
[마쓰노 히로카즈 / 일본 관방장관 : 이번 발언으로 국민 사이에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은 유감이며, 사과드립니다.]
연립여당 공명당 대표도 성 소수자에 대한 여당 대응을 비판했습니다.
일부 자민당 의원이 반발해 성 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확산시키는 법안이 국회에 올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야마구치 나츠오 / 연립여당 공명당 대표 : 총리 바로 곁에서 그런 말이 나온 것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총리가 자신의 보좌진과 인식을 공유하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해 일본 법원은 동성 커플이 가족이 되는 제도가 없는 것을 '위헌 상태'로 규정했습니다.
보수적인 법원도 인권과 다양성을 중시한 판결을 내놨지만 정부와 여당이 이런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오자와 요코 / 동성 커플 (지난해 11월 30일) : 우리 동성 간 파트너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는 내용이 이번 판결에 들어가 있어 안심했습니다.]
역시 총리 비서관으로 일하는 기시다 총리 장남은 지난달 해외 순방 당시 관용차로 관광을 한 것 아니냐며 구설에 올랐습니다.
잇단 악재 속에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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