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알파고 시나씨 / 방송인 (튀르키예 출신)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시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두 차례에 걸친 강진과 수십 차례의 여진으로 튀르키예는 물론 남부 인접국 시리아에서도 사상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출신 기자 알파고 시나씨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튀르키예 지진 소식 연일 속보로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마는. 방금 전에 리포트들을 봤습니다마는 현지의 참상 화면으로 생생히 전해지고 있는데요. 보시면서 걱정이 여러 가지로 많을 것 같아요. 이번에 지진이 일어난 지역이 가지안테프라는 지역, 여기에도 가족이 살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가요?
[알파고 시나씨]
이모가 거기 살아요. 이모가 거기 살고 있고 딸내미 2명이 집에 두고 본인이 자기 할 일이 있어서 이스탄불, 튀르키예 제일 큰 도시로 갔는데. 갑자기 지진이 일어났길래 바로 딸들한테 연락을 했을 거 아니에요? 왜냐하면 가지안테프는 지진의 핵심 지역이잖아요.
[앵커]
지금 무사하신가요?
[알파고 시나씨]
그런데 연락을 못 했대요. 왜냐하면 전기도 끊기고 통신에 당분간 문제가 생겨서 연락이 안 되는데. 간신히 연락이 돼서 알아냈던 건 뭐냐 하면 이웃들 덕분에 딸내미 2명이 문제 없이 건물 밖으로 나갔고 다음에 건물 안에 들어가면 안 된대요,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그래서 지금 딸내미 2명이 차 안에서 생활하고 있고 이모도 다시 가지안테프로 가려고 하는데요. 지금 교통이 마비됐어요. 왜냐하면 도로들도 약간 부실이 있어서 못 쓰는 도로들도 있고요. 그리고 지방에 있는 몇 개 공항이 쓸 수가 없어요, 부실공사 때문에. 그리고 국내 노선들도 너무 뒤집혀서 교통도 문제예요.
[앵커]
그럼 현지에 있는 친구나 지인을 통해서도 여러 가지 소식을 듣고 계신 것 같은데.
[알파고 시나씨]
하타이에서도 제 사촌형이 있는데 그분들 집들이 다 무너졌어요. 다행히도 1차 때는 나가서 2차 때는 무너졌기 때문에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집이 무너졌어요. 그래서 그분들도 자기 엄마, 아빠 집인 앙카라로 갔어요.
[앵커]
친척집이나 아니면 가족집으로 피신을 하신 분도 있고. 자동차에서 계속 머물고 계신 분들도 있고.
[알파고 시나씨]
왜냐하면 주변에 지인이 없으면, 친척이 없으면 아니면 그 지진을 계기로 모든 가족을 잃으면 밖에서 혼자 노숙 생활을 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튀르키예 특유의 동남부만의 문화인데요. 화면에서 나오는 아파트들 있잖아요. 주로 그런 아파트들은 한 성씨가 살아요. 그럼 그 아파트에 그 성씨가 살아요. 1층부터 8층까지는 다 자기 친척이에요. 한국은 그런 거 없잖아요. 그래서 건물 하나 없어지면 가정 하나가 무너지는 걸로 보면 돼요.
[앵커]
그러면 거기는 지진대피소라든가 재난시에 대피할 수 있는 시설은 따로...
[알파고 시나씨]
예전에 이스탄불에서 99년에 큰 지진이 있었고 거기서 2만 명이 사망을 했거든요. 그 이유 때문에 이스탄불 사람들이 나름 지진에 대해서 트라우마도 있고 그것 때문에 대피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노하우도 누적돼 있었기 때문에 이스탄불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그나마 괜찮은데그런데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은 지진이 최근에 일어난 적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요새 지진 없겠지라는 그런 생각으로 그동안 건물들을 건설했을 때도 감시를 제대로 안 했고. 그리고 국민들도 지진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모르고. 그것 때문에도 인명피해가 크지 않을까라는 의혹 제기를 하고 있어요.
[앵커]
해당 지역은 건물을 지을 때도 내진설계나 이런 거는 잘 안 돼 있는 상황이었나요?
[알파고 시나씨]
그런 부분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2002년 때부터는 튀르키예가 너무 빠르게 경제성장을 하다 보니까 경제성장의 속도를 위해서 내진 검열이 비교적으로 느슨했기 때문에 따져보니까 한국에 있는 90년대의 삼풍백화점 사태가 하나였는데 그 사태 하나 아니고 1000개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앵커]
지금 지진 상황이. 지금 지진이 한번 강진이 일어나고 나서 이후에도 여진이 30시간 동안 규모 4 이상의 여진이 100번이 넘게 일어났다고 하니까요.
[알파고 시나씨]
그런데 여기서도 중요한 건 노하우 있어야 되거든요. 국민이 그만큼 지진에 대해서 알아야 되는데. 사실은 일본에서도 이 정도로 큰 지진이 가끔씩 일어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 안 죽잖아요. 이거 뭐냐 하면 일본 사람들은 지진에 대해서 노하우가 누적돼 있어요. 지금 이렇게 인명피해가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뭐냐 하면 큰 지진이 아침에 한 번 일어났기 때문에 다음에 있었던 여진들이 그만큼 크지 않을 거라는 방심으로 사람들이 다시 자기 건물로 들어갔대요. 그때 말렸어야 되는데. 또 들어가다가 그 두 번째 7.5가 일어났을 때 그때 죽었던 사람들이 너무 많았대요.
[앵커]
현장이 상당히 혼란스러운 그런 상황일 것 같고요.
[알파고 시나씨]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뭐냐 하면 지금 공식적으로 발표된 숫자가 집 아니고 아파트가 6000채 넘게 무너졌어요. 그래서 지금은 지진이 일어났을 때 정부가 동원했던 인명구호대 인원 수는 1만 2000명이었는데. 그러면 아파트당 2명이잖아요. 말이 안 되니까 늘렸어요. 늘려봤자 2배인데 거기다가 인명구호대는 딱 3명. 말이 안 되잖아요.
[앵커]
6000채라는 건 당국이 발표한 내용인가요?
[알파고 시나씨]
그런데 그건 제일 적은 숫자예요. 왜냐하면 다 가서 보고 숫자를 해야 되는데 아직 그 작업도 안 됐대요. 지금은 인명구호대가 가지 못했고 보지도 않았던 수많은 무너진 건물들이 있다는 거예요.
[앵커]
그럼 현재 상황은 시리아뿐만이 아니고 튀르키예에도 인명피해와 전반적인 피해 규모 집계 자체가 정확하게 될 수 없는 상황이군요.
[알파고 시나씨]
그렇죠. 어느 정도 심각하냐면 또 하타이 지역 옆에 큰 항구가 있거든요. 한국으로 비하자면 목포에 있는 항구처럼 생각하시면 되는데. 지금 거기서도 지진이 일어나다 보니까 갑자기 항구에서 화재가 일어났어요. 화재가 일어나니까 거기 있었던 배들도 불타버린 거예요. 사람이 얼마나 없길래 그냥 내버려둔 거예요. 그냥 거기서 불태우고 있어요. 왜냐하면 사람이 워낙 귀중하니까 스스로 거기는 항구가 계속 불타고 있어요.
[앵커]
구조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데. 생존자를 구조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골든타임이 있을 거라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알파고 시나씨]
골든타임 이틀이나 3일.
[앵커]
현지에 구조할 수 있는 여건도 상당히 날씨도 안 좋고.
[알파고 시나씨]
날씨도 안 좋고 그리고 병원들도 문제예요.
[앵커]
여러 가지 잔해도 어수선하게 있고.
[알파고 시나씨]
병원에서 사람들을 밖으로 나가라고 해요. 병원도 무너질 것 같다고 해서 병원에서 환자들이 밖으로 나가고 있는 상황이고. 그 와중에도 몇 개 병원은 무너졌고요. 지금 영상들을 보니까 거기 있는 여성분이 나는 지진 때문이 아니고 날씨 때문에 죽겠습니다. 보세요, 제 자식이 몇 시간째 말이 안 나와요. 자는지 죽은지 모르겠다고요. 날씨가 추워서. 노숙생활하는 사람들 너무 많아요.
[앵커]
따로 대피소도 없고 그러니까.
[알파고 시나씨]
그래서 튀르키예를 도와주려면 돈보다는 담요를 많이 보내줘야... 제가 보기에는 제일 큰 것 같아요.
[앵커]
이맘때면 튀르키예 지역의 날씨는 어떻습니까? 기온이 어느 정도 내려가나요?
[알파고 시나씨]
사실은 지역마다 다르기는 해요. 예전에 터키 서부지역에 가시면 날씨가 따뜻하거든요. 1월이어도 그렇게 춥지는 않은데. 그런데 이 지역이 내륙지방이다 보니까 추워요. 지금 한국은 그나마 따뜻하기는 하지만 불과 지난주 정도의 서울처럼 추워요.
[앵커]
일단 국제사회에서 구호의 손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마는 말씀하셨다시피 날씨도 춥고 바깥에서 생활하시는 그런 분들이 많기 때문에 담요를 비롯해서 저체온증을 일단 예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물품이 필요하겠군요. 알겠습니다. 오늘까지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마는 튀르키예 원래 지진이 잦은 국가이기도 하죠?
[알파고 시나씨]
튀르키예라는 땅 자체는 항상 역사적으로는 큰 지진들이 있었고요. 그것 때문에 너무나 유명한 역사적인 건물들이 무너진 적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걸 교육으로 시민들한테 잘 가르쳤어야 되는데 그런 걸 안 했고. 예를 들어 튀르키예에서 최근에 제일 큰 지진이 1999년에 이스탄불에서 있었고 거의 2만 명 죽었어요.
[앵커]
수도에서요?
[알파고 시나씨]
이스탄불 수도 아니고 제일 큰 도시예요. 그런데 제일 튀르키예 안에서, 튀르키예 역사에서 공화국 역사에서 제일 큰 지진은 39년에 에르진자라고 해서 조금 더 내륙지방에서 7.9로 그때는 4만 명 가까이 죽었어요. 한 3만 5000명인가? 그런데 가지안테프에서 일어났던 지진을 역사적으로 봤을 때는 500년 전에는 한 번 있었대요, 역사자료들도 있는데. 그래서 지리학자들 계산으로는 조만간 지금 가지안테프에서 지진이 일어나야 될 것 같은데, 숫자로 계산해 보니까. 그동안 경고를 많이 했었는데 그런데 주로 가지안테프에서 지진 안 일어나다 보니까 사람들이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거예요.
[앵커]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도 있었는데.
[알파고 시나씨]
학자들이 너무 답답해하더라고요.
[앵커]
그러면 지금 여진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마는.
[알파고 시나씨]
여진이 일어나고 있고 학자들 말로는 이대로 가면 가능성이 있는 것이 뭐냐 하면 이스탄불에서도 6 점 얼마 정도의 큰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
[앵커]
인구 밀집지역에서.
[알파고 시나씨]
튀르키예 제일 큰 도시이자 인구가 제일 큰 도시 이스탄불.
[앵커]
여러 가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같은데.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가지안테프 지역. 여기도 인구가 상당히...
[알파고 시나씨]
200만 명이에요. 그리고 튀르키예 남부지역에서 제일 경제성장을 최대로 했고 제조업이 완전히 발전된 도시예요, 여기는.
[앵커]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강한 지진이 그것도 상당히 진원지가 얕다고 하죠.
[알파고 시나씨]
방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너무 빠르게 성장했다 보니까 특히 가지안테프에 제 친척들이 있다고 했잖아요. 도심 속에 있었던 새로운 건물들 있잖아요. 다 싹쓸이 무너졌대요. 오히려 약간 옛날 건물들이 비교적으로 비율로 따져봤을 때, 통계적으로 봤을 때는 약간 서 있고.
[앵커]
인접 국가인 시리아에도 많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알파고 시나씨]
시리아의 경우는 완전 달라요. 지금 시리아는 10년 동안 내전을 했었잖아요. 그런데 시리아에 있는 지진 지역은 그동안 중앙정부하고 무장단체들 사이에서 쟁탈전을 했었던 지역이다 보니까 이미 한번 중앙정부 와서 폭격을 하고 다음에는 무장단체들이 와서 폭격을 하다 보니까 이미 도시들이 너무 무너진 상황이었어요. 이미 힘이 없었어요. 거기다 지금 이렇게 너무나 강력한 지진을 맞이하다 보니까 우리는 지금 언론에서 보지 못하지만 시리아 북부는 완전히 없어졌다고 생각하시면 과언이 아닐 거예요.
[앵커]
그 정도군요.
[알파고 시나씨]
그런데 다행인 건 뭐냐 하면 거기는 내전 지역이다 보니까 이미 거기 있는 시민들이 그 지역을 많이 떠났었어요. 인명이 비교적 축소됐기 때문에 사람이 덜 죽었을 거라고 봐요, 저는.
[앵커]
이번에 지진이 일어나면서 주변 국가들이 여러 가지 구호라든가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습니다마는. 평소에 앙숙이랄까요,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국가에서도 돕겠다, 이런 경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알파고 시나씨]
그리스는 최근에 와서 전쟁을 할 정도로 외교관계가 너무 악화됐었거든요. 그리고 최근까지만 해도 수교국이기는 하지만 서로 대사관을 철수시켰던 이스라엘이랑 얼마 전에 다시 외교 정상화를 했는데 지금 이 나라들이 이렇게 예의를 갖추고 애도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그런 부분에서 그 나라에 대한 국민이 갖고 있는 반감이 없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앵커]
그런 측면도 있군요. 일단은 인명피해 규모가 중요할 것 같은데. 지금 계속 추산만 할 뿐이니까요. 구조활동은 계속되고 있고 인명피해 규모가 더 커지지 않을까 상당히 걱정이 되는 상황인데요.
[알파고 시나씨]
그건 너무 아이러니한 건 뭐냐 하면 저녁에 왔잖아요. 저 방송국마다 돌아다니고 있는데 갈 때마다 숫자가 500이나 1000명씩 늘어나요. 인명피해 숫자가. 지금 거의 1시간에 1000명 정도 늘어났다고 봐요.
[앵커]
튀르키예 국가 경제가 사실은 지난해부터 해서 그렇게 좋지는 않은 그런 상황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마는 이번 지진으로 인해서 경제 피해가 훨씬 가중될 것 같습니다.
[알파고 시나씨]
튀르키예 경제는 약간 몇 가지 잘못된 경제정책 때문에 이미 큰 함정 안에 들어갔고.
[앵커]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심한 상황이죠?
[알파고 시나씨]
전 세계 1위예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한테 엄청나게 폭격을 당하고 있고 시리아에서는 내전이 있는데도 우크라이나 경제하고 시리아 경제를 튀르키예와 비교하면 인플레이션은 튀르키예가 최고예요. 그래서 여기에다가 지진이 주가 됐는데. 이 지진이 사람만 죽은 게 아니잖아요. 인프라도 죽어요. 거기 있는 공장도 쓸 수 없게 되고 고속도로도 쓸 수 없게 되고 공항들 쓸 수 없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경제가 몇 년 동안 축소되지 않을 거라는 경제학자들의 예언이 언론에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저희가 계속 속보로 전해 드리겠습니다마는 다시 한 번 구조활동과 구호와 관련해서 튀르키예 출신으로서 전 세계적인 그리고 특히 한국에 어떤 관심이 필요한지 다시 한 번만 말씀해 주십시오.
[알파고 시나씨]
저는 정치적인 문제들 때문에 사람들이 의아심이 있기는 하지만 예전에 록음악 하다가 살짝 은퇴하신 가수분이 있어요. 지금 그 가수분의 재단이 바로 그쪽으로 왔거든요. 지진 지역으로 왔고. 그래서 혹시나 앞으로 도와주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그분을 통해서 튀르키예에 많은 도움을 주시면 아마 튀르키예 사람들도 그 도움을 제대로 받을 거라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튀르키예 출신 기자 알파고 시나씨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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