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대선 결선투표 끝 재선 성공…종신집권 길 열었다
[앵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2003년부터 집권해온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승리로 2033년까지 사실상 30년 종신집권의 길을 열게 됐습니다.
이스탄불에서 조성흠 특파원입니다.
[기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투표가 마무리된 지 3시간여 뒤 이스탄불 거처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8천500만 국민 모두가 승리한 결과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국가가 우리에게 부여한 책임인 만큼, 우리는 누구에게도 화를 내거나 분개해선 안됩니다. 이제는 선거와 관련된 모든 논쟁과 갈등을 제쳐두고 국가적 목표와 꿈을 위해 단합해야 할 때입니다."
지지자들은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고, 에르도안 대통령도 노래를 부르며 축제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이번 승리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임기는 2028년까지 5년간 연장됩니다.
또 이번 임기 중 조기 대선을 실시해 당선되면 5년 임기가 추가됩니다.
이에 따라 2003년 총리로 취임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장 30년 집권에 도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대선은 지난 20년간 집권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도 최대의 위기였습니다.
최악의 경제난과 대지진의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6개 야당이 반에르도안을 기치로 단일 후보를 내세운 겁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예상을 뒤집고 승리했고, 이번 결선 투표에서까지 승리하며 '21세기 술탄' 자리를 확고히 했습니다.
이번 결과로 튀르키예에선 권위주의 통치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종교와 정치를 분리한 세속주의가 퇴색하고 이슬람 교리에 기반한 체제가 전면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생활고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정책이 옳다는 주장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강력한 튀르키예를 목표로 지역 패권을 추구하는 외교 정책과 함께, 친러시아 노선 및 서방과의 불편한 관계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스탄불에서 연합뉴스 조성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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