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18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을 비롯해 수많은 과오를 저지르고도 전두환 씨는 왜 끝내 국민에 사죄하지 않은 것인지, 이것을 분석한 책이 최근에 나왔습니다.
임상범 기자가 이 책 작가와 손자 전우원 씨를 만났습니다.
<기자>
우연이었을까? 쫓기듯 백담사로 떠난 그날로부터 꼭 33년 만에 영욕의 삶을 마감한 그 사람.
단죄받아야 마땅했던 그는 어떻게 그 긴 세월 동안 사과 한마디 없었을까?
[전우원/故 전두환 씨 손자 : 할아버지의 자존심이 될 수 있겠죠. 불가피한 희생이다. 잘한 점에만 집중하고 싶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정아은/'전두환의 마지막 33년' 저자 : 한쪽 면이 완전히 병풍처럼 자기가 취임할 때 했던 민주주의·정의 이런 말이 나오는 그 취임사로 가득 뒤덮여 있거든요. 그것을 한쪽 벽면 전체에 두르고 평생을 살았던 거예요. 퇴임 뒤에.]
[전우원/故 전두환 씨 손자 : 오히려 떳떳하시면 좀 가족들한테도 계속 이렇게 얘기도 편하게 하고 하셨어야 되는데 그것도 못 하시고. 알츠하이머 걸리시고.]
[정아은/'전두환의 마지막 33년' 저자 : 자서전에서 12·12와 5·18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변명을 하거든요. 심지어는 5·18과 12·12를 언급하지 않는 대목에서도 그 얘기를 막 갖다 붙여요, 두서없이.]
[전우원/故전두환 씨 손자 : 과오를 인정하게 되면 가족들한테 피해가 갈 거 뻔하니까 그런 거는 눈 뜨고 보지 못하지 않으셨을까.]
[정아은/'전두환의 마지막 33년' 저자 : 그런데 자기가 본 적이 없고 자기하고 상관이 없는 그런 타인에게는 너무나 잔인한 거죠. 그래서 이 이중성을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
권력욕은 대단했지만 자기 성찰은 한없이 부족했던, 그가 바로 전두환이었던 것입니다.
[정아은/'전두환의 마지막 33년' 저자 : 어느 정도 파고 들어가서 마주치게 되는 것은 결국 '내가 잘못했구나'라는 건데 그거를 대면할 용기와 지성이 없었던 사람이었던 거예요.]
혹시 '우리 사회'의 잘못은 아니었던가 자성도 필요합니다.
[정아은/'전두환의 마지막 33년' 저자 : 자기가 위험하다고 느낄 정도로 압력을 느꼈으면 사과도 했을 거예요. 그런데 그만큼 우리가 압력을 넣지 않았던 거죠. 우리 사회가.]
죄에 비하면 순탄했던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은 그래서 필연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정아은/'전두환의 마지막 33년' 저자 : 그 국가가 국가다운 기능을 하려면 잘못한 사람에 대해서 확실하게 단죄를 해줘야 되는데 그걸 안 했단 말이죠. 결국에는 선이 지켜지고 있느냐의 문제인 거 같아요.]
(영상취재 : 이재영·서진호, 영상편집 : 김인선, 작가 : 이미선·서정민·강유진, CG : 성재은)
임상범 기자(doong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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