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차순우 기자의 보도에서도 보셨듯이 정유정의 엽기적인 행적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신상공개도 이뤄졌지만, 정작 경찰서를 나설 땐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완전히 가려 신상공개 실효성 논란도 다시 불거졌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은아 기자와 문제점을 따져 보겠습니다.
정 기자 신상공개는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겠다는 건데 이 상태라면 하나 마나 인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런 말들이 많습니다. 2일 정유정이 경찰서를 나와 검찰로 넘겨지는 영상 먼저 보시겠습니다.
정유정 / 또래 살인사건 피의자 (2일)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정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실종 사건으로 위장하려고 했습니까?)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신상공개 결정이 내려졌지만 보시다 시피,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다 가려서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경찰이 공개한 정유정 사진도 언제 찍은 건지, 지금하고 어떻게 다른지 전혀 알 수가 없어 이게 무슨 신상 공개냐, 라는 지적이 나온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신상공개를 왜 하는지 취지를 다시 한번 따져 봐야겠군요.
[기자]
신상 공개의 근거법은 2010년 개정된 특정강력 범죄처벌법과 성폭력처벌법 입니다. 여기에 보면 충분한 범죄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범죄 예방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할 때 공개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신상공개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잠재적인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합니다. 물론, 구체적인 범죄 예방 효과가 있는지 증명되진 않았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앵커]
신상공개는 누가 어떻게 결정합니까?
[기자]
주요 피의자에 대한 신상공개는 경찰관 3명과 의사나 교수, 변호사 등 외부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위원회 회의를 거쳐 결정됩니다. 범행이 잔인하고 수사기관이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을 때, 공익성이 충분할 때 등을 고려해 신상공개를 결정하는데요, 피의자가 청소년이 아니어야 한다는 조건도 있습니다. 2010년 이후 신상공개 피의자는 50명에 달합니다. 최근 1년동안에도 4월 강남 납치살해범 황대한과 연지호, 지난해 신당역 스토킹 살인범 전주환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의자는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범죄였음에도 신상공개가 안돼 도대체 기준이 뭐냐며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사건은 한 유튜버가 개인적으로 신상을 공개해 버려 논란이 일었지요?
[기자]
네, 탐정을 자처한 한 유튜버가 "피해자 고통을 분담하겠다"며 가해자의 얼굴과 나이는 물론, 키와 혈액형, 전과기록까지 공개했습니다. 가해자는 항소심에서 35년이 구형될 정도로 강력범이었는데, 해당 유튜버가 경찰과 검찰 모두를 통해 신상 공개를 요청했지만 실패로 돌아가자 스스로 찾아내 공개한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범죄자라도 신상을 함부로 공개하면 명예훼손이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앵커]
신상공개 하기로 했다면 그 취지에 맞게 좀 더 실효성있는 방법을 찾아 개선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정은아 기자(euna_63@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