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울산 문수고에서 고3 학생들이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를 치르려고 교실에 앉아 있다. [촬영 허광무]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집에서 자가진단 안 하고 온 학생은 이리 오세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이 치러진 21일 오전 8시께 울산시 남구 문수고등학교 앞.
사실상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를 치르는 고3 학생들은 시험에 대한 긴장감은 잠시 뒤로 미뤄놓고, 교실에 입실하기까지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할 때 스스로 체온을 측정해서 보고해야 하는 과정을, 등교 개학을 하면서는 까맣게 잊어버린 학생들이 꽤 있었다.
이 학생들은 학교 건물로 접근하기 전에 보건 교사에게서 1차로 발열 검사를 받은 뒤, 건물에 들어가면서는 열화상 카메라로 2차로 체온 측정을 했다.
학교를 떠나있었던 기간이 길었던 탓인지, 학생들은 이틀째 등교가 아직 어색한 듯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반바지 체육복이나 하복을 입은 채 학교에 오거나, 슬리퍼를 신고 등교하다가 교사들에게 가벼운 지적을 받기도 했다.
사복을 입고 온 한 학생은 겨울 방학과 개학이 연기된 동안 훌쩍 커버린 키 때문에 "교복이 몸에 안 맞는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 측정하는 학생 [촬영 허광무]
이날 평가는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사회·과학) 등 5개 영역에서 시행된다.
지난달 서울시교육청 주관 올해 첫 학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원격으로 시행하면서 성적을 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날 시험이 실제 수능과 똑같이 치르고, 자신의 등급과 현재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사실상 첫 평가인 셈이다.
이런 중요한 시험을 등교 이틀째 만에 치러내야 하는 학생들은 오랜만에 치르는 시험에 대한 긴장감, 뒤늦게나마 모의고사가 이뤄진 데 대한 안도감, 떨어진 감각에 대한 불안감 등을 동시에 느끼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