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본의 역사 왜곡 시도는 과거부터 집요했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우리말'을 없애려는 민족말살정책을 폈죠.
일본어가 아닌 우리말을 쓰면 벌칙을 받게 하는 '놀이카드'를 만들어 어린 초등학생들조차 서로를 감시하게 만들었습니다.
보도에 김영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가로 5센티미터, 세로 9센티미터의 작은 종이로 만든 카드입니다.
왼쪽 귀퉁이에는 한자로 '가회공립보통학교'라 쓰여있습니다.
중앙에는 '말은 국어로', 여기서 국어는 일본어를 말합니다.
이른바 '조선어 금지·일어상용' 카드로 1935년쯤 당시 일본인 국민학교 교사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종의 놀이카드였는데 학생들이 조선어를 쓸 때마다 상대방 카드를 한 장씩 빼앗도록 하고, 남은 카드 수에 따라 벌을 줍니다.
[손희하/전남대학교 명예교수]
"서로 감시를 하게 해요. 한국어를 못 쓰게, 조선어를 못 쓰게. 조선어를 쓰면은 이제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어요. 그 학생들을 선생님이 때리기도 하고…"
놀이를 가장했지만 실제로는 조선어를 말살하기 위한 교육현장의 한 수단이었던 겁니다.
조선총독부가 1937년에 발행한 초등지리 교과서는 140여 페이지 분량인데 우리나라를 일본의 한 지방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 말을 죽이고 역사를 왜곡해 식민지 조선인들의 마음과 생각을 장악하려 했습니다.
[류시현/광주교육대학교 교수]
"나라를 지킬 만한 능력이 없다라고 하는, 우리 공동체의 능력이 부족하다라고 생각을 하는 그 입장을 강조한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일제가 만든 이 조선어 금지카드와 초등지리 교과서는 한 역사학자가 지난 7월 서울의 한 고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학계에서는 천진난만해야 할 어린 아이들에게 까지 얼마나 집요하고 악랄한 식민정책을 폈는지, 보여주는 사료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영창 입니다.
영상취재: 박노현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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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박노현 (광주)
김영창 기자(seo@k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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