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전주에서 시민 누구나 무료로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라면 카페가 6곳에 생겼습니다.
고립 가구를 집 밖으로 나오게 하자는 취지인데요.
적은 예산으로 좋은 호응까지 얻고 있다고 합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공간 한켠을 가득 채웁니다.
선반에서 라면을 꺼내 냄비에 담고 기계 위에 올리기만 하면 끝.
별다를 것 없는 편의점이나 라면 카페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이상하게도 결제하는 점원이 보이지 않습니다.
주민이면 누구나 기부받은 라면을 무료로 끓여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복지관 안에 마련된 겁니다.
[이영란/인근 주민]
"혼자 있는 것보다 이웃들 여럿이서 볼 수 있고, 말할 수 있어서 좋고. 또 서로 말하다 보면 웃을 일 있어서 좋고."
도통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고립된 위기가구를 사회 밖으로 끌어내 보자는 취지로 두 달 전 6개 사회복지관에 설치됐습니다.
[김윤영/큰나루종합사회복지관 부장]
"청년들도 있고요. 중장년분들도 계시고, 어르신들도 계시고. 집 밖으로 일단 나오셨다는 부분이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들고…"
앞서 1년간 시범운영을 했을 때는 누적 1천7백여 명이 찾아와 42가구에 대한 사회복지 상담이 이어졌습니다.
또한 정식 운영 이후엔 라면과 김치 등 기부가 늘고, 종교계도 참여 의사를 속속 밝혔습니다.
[박종숙/전주시기독교연합회 목사]
"낙인감 없이 편안하게 나와서, 함께 라면이라고 하는 것을 매개체로 해서 어울려 사는 공간으로 나올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참 취지가 좋다…"
사용되지 않는 공간에 라면 기계 정도만 놓으면 되다 보니, 6개 공간 모두를 마련하는 데 든 예산은 4천만 원 수준.
시민들은 이른바 '가성비' 좋은 사회복지의 모범사례로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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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호 기자(heo3@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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