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강원 양양 앞바다엔 물고기들의 은신처와 산란장이 되는 잘피가 살고 있는데요.
보호생물로 지정돼 있지만, 함부로 버린 폐어구 같은 쓰레기 때문에 집단폐사하고 있습니다.
이준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강원 양양 기사문 해변에서 8백m가량 떨어진 섬 '조도'.
지난 2017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곳 바닷속 15m 아래로 들어가 봤습니다.
해저 모래밭 위 촘촘히 자란 연둣빛 해초가 마치 숲처럼 펼쳐집니다.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왕거머리말' 잘피입니다.
잘피 서식지는 작은 물고기의 은신처나 산란장이 되고,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인 탄소의 흡수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피가 집단 폐사한 구역이 곳곳에 보입니다.
가까이 가보자 철제 그물망과 함께 커피믹스 봉지 같은 쓰레기가 여럿 발견됩니다.
[정인철/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국장]
"폐기물들이 굉장히 주변에 분포되어 있었고, 실제 잘피에 미치는 악영향 같은 경우도 확인되고 있었습니다."
조도 보호구역의 인공어초 조성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
어초에 부착된 해조류의 줄기가 싹둑 잘려나갔습니다.
버려진 어구에 걸려 훼손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윤선/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회원]
"통발에 감겨있는 로프에 의해서 떨어져 나가면서 안타까운 현실이죠."
취재진과 동행한 20여 명이 1시간 동안 바닷속에서 건져 올린 폐어구입니다.
무게가 무겁다 보니 일부만 건져 올렸는데도 1톤 트럭 적재함을 가득 메웠습니다.
환경단체와 함께 해양 생태계의 훼손 실태를 파악한 당국은, 국민이 참여하는 수중 모니터링 제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산자원공단은 또한 어민들을 상대로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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