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여름은 유독 폭염과 국지성 호우가 길고, 잦았죠. 오리나무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천연기념물이 폭우에 부러졌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는데, 결국 소생 불가로, 천연기념물 지정이 5년 만에 해제됐습니다. 기후 위기에 수백 년 된 보호수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곽승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거대한 오리나무 밑동이 통째로 부러져 있습니다.
지난 7월 21일 5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뿌리째 뽑힌 겁니다.
쓰러진 오리나무의 몸통 두께는 이렇게 성인 남성의 키와 비슷할 정도로 굵습니다.
수령이 230년 넘은데다 고유한 자태를 보존하고 있어 5년 전 오리나무로는 유일하게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하지만 폭우에 꺾이며 최근 천연기념물서 해제됐습니다.
국가유산청이 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정한 겁니다.
이창선 / 경기 포천시
"그게 동네 보물인데 아쉬워 그 허전하잖아요. 벌써 그 큰 나무가 하나 없어지니까 엄청 섭섭해요."
충북 음성에서도 둘레 6.5m, 높이 23m에 달하는 430년 된 느티나무가 지난 7월 25일, 강풍을 동반한 호우에 쓰러졌습니다.
김민웅 / 충북 음성군
"아이 기가 막히지 진짜 몇백 년 된 게 쓰러졌으니…."
산림청이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있어 지정한 보호수는 1만 3800여 그루.
하지만 2010년대 이후 극심해진 기후변화를 견디지 못해 지정 해지된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구자정 /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
"아이보다는 노인이 훨씬 더 이제 적응력이 떨어지고 민감도가 떨어지는 것처럼 나이 많은 것들이어서 좀 적응력이 떨어지는 건 있어요."
산림 당국은 보존 가치가 있는 나무의 경우 종자를 복제해 후계목을 육성한다는 계획입니다.
TV조선 곽승한입니다.
곽승한 기자(kwa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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