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60년대 베트남 전쟁에서 쓰인, 이른바 '월남무전기', P77이 우리 군에 아직 3백대 넘게 남아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모델뿐 아니라 노후한 무전기가 많아 군에서 무전기 대신 휴대전화를 쓰다 적발되는 일이 빈번하다는데, 유선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유튜버가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 통신 요원들이 수명이 짧았던 이유를 설명합니다.
[통신 요원들은 무거운 장비를 운반해야 했습니다. PRC-77의 무게는 (본체만) 13.5파운드(약 6㎏)였습니다.]
무전기가 워낙 무거워 미처 적의 공격을 피하지 못해 전사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겁니다.
P77, 1960년대 미군에 보급돼 이른바 '월남무전기'로 불린 이 장비가 아직도 우리 군에 300대 넘게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로 예비군에 배치돼 있지만 도태되지 않은 정식 훈련 장비입니다.
1990년대에 도입한 PRC-999 계열의 무전기도 이미 노후한 지 오래입니다.
육군은 수차례 개량했기 때문에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릅니다.
[육군 현역 간부 : 솔직히 아무리 후방에서 하는 훈련이라도 최소한의 기준은 맞춰야죠. 작전상 진지 사이 거리가 10㎞가 넘거든요. 우리끼리 100m 거리에서 통신하면 사실 뭐하냐고요. (무전기가 노후해) 감도도 안 좋고, (수리할) 부품도 없고.]
전쟁 중 기지국이 무너지더라도 통신체계를 유지하려면 훈련 중 반드시 무전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는 겁니다.
실제 육군은 훈련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상황'을 매년 100가지 넘게 지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만큼 휴대전화 사용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추미애/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 군이 보안에 문제가 있는 휴대전화를 훈련 중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통신장비가 아주 노후화됐기 때문입니다. 국방부는 노후화된 통신장비를 조속히 교체해서…]
최근에는 아날로그 무전기를 대신해 도입한 전투원용 무전기 일부가 호환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화면출처 유튜브 'Hare' 'Young Ahn' 'WW2 Jeep and Rifle' 영상취재 김영묵 영상편집 김영석 영상디자인 송민지]
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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