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의정갈등 사태가 8개월째로 접어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서울의대 교수들이 첫 공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사실 의대 증원은 2천 명이 아니라 4천 명이 필요했다라면서 분위기는 더 싸늘해졌습니다.
그러고 나서 스스로 내놓은 평가는 '허심탄회한 토론의 장이 마련돼 희망의 싹을 보았다' 였는데요.
윤수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웃는 얼굴로 손을 맞잡으며 시작된 서울의대 교수들과 대통령실의 첫 토론회.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장상윤/대통령실 사회수석]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내놓은 숫자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
장상윤 사회수석은 연령에 따른 의사들의 생산성 등 현실적 변수까지 고려하면, 증원 규모가 훨씬 더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장상윤/대통령실 사회수석]
"(매년) 최소 4천 명 이상 증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정부가 줄곧 '2천 명은 필요 최소한의 숫자이다' 이렇게 말해 온 것입니다."
반면 교수들은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는 적지만, 의료 수준에 비춰 부족하진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강희경/서울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
"우리나라 수명, (OECD) 평균에 비해서 3살이나 더 오래 삽니다. 사망률도 적습니다. (의사 수가) 적다는 것이 과연 부족하다는 이야기일까요?"
의료 개혁이 왜 필요한지,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우선 투입할지, 진단부터 해법까지 양측은 이견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하은진/서울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
"아까운 돈을 의사를 늘리는 데 쓰지 말고 그런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먼저 써서‥"
[장상윤/대통령실 사회수석]
"'인력을 배치를 잘하면 된다', '배분을 잘하면 된다' 그렇게 얘기를 하시는데‥절대적으로 지표상으로 보더라도 의사 수가 부족한 거는 나타나고 있다‥"
2시간여 토론에도 별다른 성과는 없었지만, 장 수석은 "허심탄회한 토론의 장이 마련돼 희망의 싹을 보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의료계에선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유일한 법정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 임현택 회장은 "대통령실 사회수석도 제정신이 아닌 걸로 봐서 40명쯤으로 늘려야겠다"고 비꼬았고, 집단행동 당사자인 한 대학병원 전공의 대표는 MBC 취재진에게 "큰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경기도의사회도 성명을 내고 "이번 토론회는 정부에게 '의료계와 소통했다'는 명분만 줄 뿐"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편집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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