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 8명이
제주 앞바다에서 실종 상태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금성호 실종자 가족들에겐
한 달 가까이 낯선 제주 숙소 생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열리는 가족 대상 브리핑.
이날도 날씨가 문제입니다.
[김진명 / 실종자 김성민 군 아버지]
(날씨가 너무 안 좋아서 수중수색이 안 된다는 거네요.)
"네네. 지금 기상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 않습니까?"
지난달 8일 새벽,
제주 비양도 인근에서 침몰한 고등어잡이 어선 금성호.
현재까지 사망자 4명,
그리고 실종자는 한국인 8명·인도네시아인 2명.
한 달 가까이 수색 이어지고 있지만,
험한 바다 날씨 때문에 수중 수색은 중단되는 경우 많습니다.
김진명 씨는 2005년생 19살 막내아들 성민 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금성호 막내 선원입니다.
[김진명 / 실종자 김성민 군 아버지]
"저는 뭐 대학이라도 좀 더 공부해서 더 나은 쪽을 바라보라고
이제 얘기를 했는데 본인이 먼저 이쪽으로 배를 타겠다고 생각을 하고
진로를 정했기 때문에 더는 말리지 않았습니다. 배라고 해서 다 위험한 건 아닌데"
포항의 해양과학고를 나와 일찌감치 진로를 정한 성민 군.
[김진명 / 실종자 김성민 군 아버지]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집에는 들어왔고, 그리고 이제 출항하고 또 저 같은 경우는
아들이 카드 체크카드 사용 내역을 저하고 같이 공유하다 보니
배가 들어오면 어디에서 이제 나가서 뭘 사 먹든지 할 때 이제 내가 아니까
연락하고 톡도 하고 배에 나가 있을 때는 거의 뭐 연락이 잘 안 되고 하니까요."
지난해 11월 실습생으로 배를 처음 탔고
고교 졸업 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선원 생활 시작했습니다.
어엿한 선원이 된 지 11개월,
그렇게 찬 바다에서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김진명 / 실종자 김성민 군 아버지]
"투망을 하고 여기서 부산까지 오는 시간도 있고 하니까 한 12일 정도면
배가 움직이든지 할 건데 근데 이제 8일 날 사고 소식을 접하게 됐죠."
이제 아들과 동료 선원들의 수색 소식은
TV 뉴스에서 단신으로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김진명 / 실종자 김성민 군 아버지]
"혹시나 저희들 이 사건에 대한 뉴스가 나올까 방송이 나올까 싶어서
전부 다 방에 계시면 TV 뉴스만 다들 보고 계시죠.
그런데도 말씀하셨듯이 정치 뉴스 밖에 나오는 게 없으니
저희들 입장에서도 그렇고 밖에서 이런 상황을 궁금해하시는 지인분들,
그리고 가족분들도 답답한 부분이 많죠."
[실종자 가족]
"진짜 국회에서는 자기들끼리 싸우는 것만 나오지,
국민들이 정말로 어떤 이런 게 있는가를 파악을 해 주는가,
그런 것도 궁금하고요. 우리가 서민들이 힘이 없잖아요.
그러면 지금 배가 저래가 있는 거,
최선을 업주나 다 하고 있는 거는 알지만
우리는 답답하니까 더 좋은 우리나라에서 기술이 있으면
그걸 해서가지고 그 밑에 빠진 그물이나 배까지는
우리가 확인하고 해 줘야 하는데,
이게 지금 거의 한 달이 다 돼 갑니다."
차디찬 바다에서 실종자가 하루빨리 나오길 바라는 건
수색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강승찬 순경 / 제주해경 한림파출소]
"침몰한 지 20일째인데,
20일 동안 얼마나 실종자가족들이 마음이 아팠을까 생각하면서
저희 가족처럼 생각을 하고 어서 빨리 찾을 수 있을지
저희 파출소 팀원들 모두 노력을 하는 상황입니다."
결코 작은 사고가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관심을 안 가져주느냐.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언론을 향한 한 실종자 가족의 말입니다.
사고가 난 지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이 차가워지는 겨울 바다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기다림은
더욱 간절해지고 있습니다.
해경은 12월 2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집중 수색'을 '지속적 광범위 수색'으로 전환했습니다.
집중 수색보다는,
투입 규모를 줄인다는 뜻입니다.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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