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뒤통수에 칼 꽂았으니 배신자 낙인찍고 매장을 시켜버리자" 무슨 범죄 집단에서나 나올 법한 말인데, 이게 의사들 익명 커뮤니티에서 대학병원에 취업한 전공의를 향해 쓴 글입니다. 경찰도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함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취업한 의사가 누구냐고 묻자 며칠 뒤, 이름 초성이 떡하니 올라옵니다.
출신 대학과 근무했던 병원 등 신상정보도 공개됐습니다.
그리곤 "선배들 뒤통수에 칼 꽂았다", "배신자 낙인찍고 비인간적으로 매장시키자"며 조리돌림을 시작합니다.
심지어 부모를 욕하기까지 합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의사 익명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올라온 글들입니다.
피해자인 의사 A씨는 이같은 메디스테프 글들을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습니다.
A씨는 "경제적인 이유로 지난달 초부터 근무를 시작했다"며 "직장을 구했다는 이유로 수백명의 조롱을 받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호소했습니다.
전공의들이 중단을 선언한 수련의로 복귀한 것도 아닙니다.
계약직으로 일하는 촉탁의일 뿐입니다.
[A씨 소속 병원 관계자 : (촉탁의는) 전문의랑 관계없이 의사를 외부에서 들여와서 임시로 쓰는 거 아닌가. 그런 거로 경력은 안 될 것 같은데…]
메디스태프는 A씨가 올린 피해 호소글을 30분만에 삭제하고, A씨 계정을 탈퇴 처리하기도 했습니다.
A씨는 "여러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지만 전부 삭제됐다"며 "메디스테프 의사들은 입맛에 맞지 않는 글에 좌표를 찍고 댓글을 점령한다" 고 했습니다.
실제로 메디스테프에서 좌표 찍힌 기사를 보면 전공의를 대변하는 댓글이 추천 1천여 건을 받아 맨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A씨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복지부도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경찰은 오늘(3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사건을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편집 김영석]
함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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