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용현 전 장관 스스로도 잘못하지 않았다고 여기는 듯합니다. 사의를 표명할 때는 송구스럽다고 했지만 그 뒤로는 "구국의 일념일 뿐이었다"며 이번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구국의 일념'이란 말은 5·16 군사정변을 일으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 말입니다.
유한울 기자입니다.
[기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어제 사의를 표명하면서 "국민들께 혼란을 드리고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진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물러난 뒤에는 비상계엄이 정당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 언론에는 "자유 대한민국 수호라는 구국의 일념뿐이었다"면서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렸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5·16 군사정변과 관련해서 "우리 젊은 육군 군인들이 군사혁명에 나선 것은 구국의 일념에 불탔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더 나아가 '속내'를 묻는 또 다른 언론의 질문에는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이라며 사관생도 신조로 답하기도 했습니다.
비상계엄을 건의한 것이 '정의'였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오늘 김 전 장관 후임에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지명했습니다.
김 전 장관의 육사 세 기수 후배로, 수도방위사령부 작전처장을 거쳤고 지난 대선 캠프에서 김 전 장관과 같이 활동했습니다.
[정진석/대통령비서실장 : 헌신적 자세로 임무를 완수하고 규정을 준수하는 원칙주의자로, 상관에게 직언할 수 있는 소신도 겸비해 군 내부에서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김 전 장관의 발언들과 맞물려 '제2의 계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다른 국방부 장관을 해서라도 할 수가 있는 것이고요. 그것은 일시적인 후퇴라고 볼 수 있죠. 12·12 때도 마지막에는 일시 후퇴 내지는 쿠데타를 포기할 것처럼 보이는 트릭이 있었습니다.]
야당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주수영 김영묵 / 영상편집 강경아 / 영상디자인 신재훈]
유한울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