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 탄핵표결을 불과 7시간가량 앞두고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도 계속 침묵했던 윤 대통령이 섬찟하게도 미소를 짓고 나타나 대국민담화를 내고 사과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대국민담화라기보다는 대국민의힘 가이드라인과 같았습니다.
즉각적인 퇴임은 물론 탈당조차 사실상 거부했고, 국회도 아닌 우리 당, 그러니까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국정을 안정시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여당 내부의 탄핵 찬성 움직임을 막으려는 전략적 담화일 뿐이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장슬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탄핵 표결을 7시간 앞둔 시점,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 나섰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묵을 지켜온 지 78시간 만입니다.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송구스럽다며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많이 놀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자신의 임기 문제도 언급했지만, 앞으로의 거취는 우리 당, 즉 국민의힘에 맡기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저의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국정 운영도 정부-여당이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습니다."
즉각적인 퇴진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우리 당'이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해 사퇴와 탈당 모두 사실상 거부한 셈입니다.
특히 8년 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을 앞둔 시점에 대국민담화에서 자신의 거취는 여야를 포함한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반해 윤 대통령은 국정 수습의 주체로 '정부-여당'만 거론해 탄핵을 주도하는 야권을 철저히 배제했습니다.
결국 윤 대통령의 이번 담화는 국민에 대한 사과를 명분으로 여당의 탄핵 부결 당론을 강화하고, 찬성표를 막기 위한 전략이었던 셈입니다.
미소를 띤 채 담화를 시작했던 윤 대통령은 입장부터 퇴장까지, 채 2분이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준비된 담화문만 읽고 아무런 질문도 받지 않은 채 등을 돌려 퇴장했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편집: 진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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