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 측은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한 또 다른 증인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증언을 흔들기 위해 그 상관인 조태용 국정원장을 증인으로 불러냈습니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의 말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증언했는데 그 증언을 점검하기 위해 재판관이 직접 약 30분간 송곳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오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홍 전 차장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듣고 받아 적은 메모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김계리/윤석열 대통령 대리인 : (홍 전 차장은) '14명인지 16명인지 명확하지 않다'라고 진술을 했는데 증인은 그런 사실관계에 대해서 확인해 보셨나요?]
[조태용/국정원장 : (메모를 썼다는) 11시 6분이면 홍장원 차장은 거기가 아니고 청사에 있는 본인 사무실에 있었습니다.]
홍장원 메모가 한 개가 아니라고도 했습니다.
[조태용/국정원장 : 세 번째 메모 즉 12월 4일 오후에 보좌관이 기억을 더듬어 새로 써준 메모가 이 메모인데 결국 메모가 4가지가 있는 셈입니다.]
처음엔 홍 전 차장이 직접 메모를 썼지만, 보좌관에게 다시 쓰도록 시키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버전의 메모가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그러나 국회 측 심문이 시작되자 조 원장은 우원식, 이재명, 한동훈 등 메모 속의 체포 대상자가 14명이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조태용/국정원장 : {두 번째 버전 거기(메모)에는 몇 명을 적었는지 기억나십니까?} 제 기억으로는 14명으로 생각되는데…]
홍 전 차장 보좌관이 기억에 의존해 메모를 다시 쓰면서 직책이나 이름만 쓴 경우가 있을 뿐 체포 대상자 명단은 사실이라는 겁니다.
헌법재판관들도 홍장원 메모에 관한 질문을 퍼부었습니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자신에게 오늘 밤 이재명을 잡으러 다닐 것 같다고 말했지만 내일 얘기하자고 답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조태용/국정원장 : 내일 아침 회의 때 국정원이 하게 되어 있는 일을 의논을 하는 거로 하자 뭐 더 할 얘기가 있으면 그때 가서 하라고…]
그러자 헌법재판관은 이해할 수 없단 취지로 되물었습니다.
[김형두/헌법재판관 : (홍 전 차장이) '이재명, 한동훈 잡으러 다닐 것 같습니다'라고 얘기했다는 거거든요. 그렇게 한가하게 증인에게 얘기했을 것 같지가 않아서…]
국회 주요 인사가 체포 대상자로 거론된 긴박한 상황에서 내일 얘기하자는 조 원장의 대답을 납득할 수 없단 취지입니다.
[영상취재 김미란 / 영상편집 박수민]
오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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