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8살 김하늘 양을 살해한 교사 명씨는 범행 당일 학교로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권유를 받았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명씨는 이 얘기를 들은 뒤 무단 외출을 했고, 주방용품점을 찾아가 흉기를 구매했습니다.
이한길 기자입니다.
[기자]
범행 당일 오전, 장학사 등 2명이 학교로 찾아왔습니다.
명씨가 집기를 부수고, 동료 교사에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최재모/대전교육청 교육국장 (지난 11일) : 헤드락을 걸거나 하는 이런 행위, 아니면 손목을 강하게 부여잡는 행동들이 있어서…]
장학사는 학교 측에 "명씨가 내일부터 학교에 출근하지 말라"고 권유했습니다.
만약 거부하면 "교장 차원에서 경고를 주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학교는 명씨에게 이 내용을 전했고, 명씨는 한 시간쯤 뒤 차를 몰고 흉기를 사러 갔습니다.
범행 3시간 전이었습니다.
명씨는 주방용품 점원에게 "잘 드는 칼 있느냐"고 물었고, 용도를 묻자 "주방에서 쓰려고 한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김하늘 양 아버지 : 초등학교에서 구할 수 없는 식칼로 하늘이를 헤쳤는데 어떻게 그게 계획 살인이 아닐 수가 있습니까.]
교육청과 학교의 대처가 하루 혹은 반나절만 빨랐다면, 또 하늘 양을 혼자 가게 두지 않았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사실 명씨의 이상행동은 지난해 여름 이미 시작됐습니다.
7월부터 석 달간 네 번 조퇴를 했습니다.
10월부터는 세 차례 병가를 썼습니다.
세 번 합쳐 59일 동안 병가를 쓴 뒤, 곧바로 질병 휴직에 들어갔습니다.
진단서엔 "9월 중순부터 증상이 급격히 악화됐다" "심한 우울감과 무기력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돼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상징후를 보였던 겁니다.
[육종명/대전서부경찰서장 (지난 11일) : 휴직 중에 자살 생각을 한 적 있다. 복직 후에, 3일 후 짜증이 났다. 교감 선생님이 수업을 못 들어가게 했다.]
학교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사이 결국 하늘 양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자료제공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실]
[영상편집 지윤정 / 영상디자인 한영주]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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