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중국은 코로나 19를 이미 극복 했다면서 지금은 그 과정을 드라마로 만들어서 방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코로나 19 종식이 맞는지 하는 논란이 아니라 이 드라마가 여성의 희생을 축소하고 폄하한다는 애초에는 예상하지 못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베이징, 김희웅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코로나19로 봉쇄된 우한에서 차량 운전자를 지원받는 자리.
남성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결연한 표정으로 손도장을 찍습니다.
반면 여성들은 눈치를 살피며 그냥 앉아 있습니다.
"모두 남성이군요. 한 명이 부족한데 여성 지원자는 없습니까?"
요청을 받은 여성은 거절합니다.
"안돼요. 아들딸이 외지에서 오는데 함께 설 쇠야 해서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희생한 각계 각층의 영웅담을 그린 이 드라마는 지난 주부터 CCTV에서 방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위험을 피하려는 듯 그려진 것이 논란이 됐습니다.
SNS에는 "사실을 왜곡했다" "여성에게 모멸감을 줬다" "낙후된 사고다" "방역 최전선에 나섰던 여성들에게 미안하다" 같은 반발과 함께 방영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올라왔습니다.
[베이징 시민]
"여성 역할이 없어서 실패작이예요."
[베이징 시민]
"여성 입장에선 별로네요. 마음에 안 들어요."
드라마일 뿐인데 너무 민감한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해왔습니다.
[구어옌홍/위생건강위원회 감찰위원 (지난 3월)]
"여성이 전체 의료진 2/3 인데 환자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실제로 군인· 경찰 등 전부문에서 여성들의 참여가 적지 않았고 우한으로 떠난 많은 여성 의료진들이 각오를 다지며 머리를 하얗게 밀었습니다.
[우한 파견 간호사 (지난 2월)]
"머리야 몇 년 지나면 다시 자라날 텐데요."
그랬던 정부가 정작 직접 만든 드라마에서 여성 차별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 분노를 더 키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