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티다 왕비가 탄 차량을 향해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시위대들. 2020.10.14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왕비가 타고 있던 차량의 속도를 늦추게 하고 이른바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는 이유로 태국의 반정부 인사 두 명이 체포됐다.
반정부 집회에서 커지는 '군주제 개혁' 목소리에 대한 당국의 강경 대응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간 방콕포스트는 16일 수티다 왕비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반정부 활동가 에까차이 홍깡완(43)과 분꾸에눈 빠오톤 두 명이 이날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전날 방콕 형사법원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형법 제110조는 국왕이나 왕비의 자유를 방해하는 어떤 종류의 폭력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을 어길 경우 형량은 최소 징역 16년에서 최대 무기징역이다.
왕과 왕비, 왕세자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게 한 형법 제112조, 이른바 '왕실모독죄'보다 더 중형이다.
수티다 왕비와 디빵꼰 왕세자가 탄 차량을 향해 반정부 시위대가 세손가락 경례를 하는 모습이 뒤로 보인다. 2020.10.14
[AFP=연합뉴스] [2020.10.15 송고]
에까차이 등 두 명은 지난 14일 오후 5시 30분께 반정부 집회 장소 인근인 핏사눌록 거리에서 외부 행사 참석차 왕궁을 나선 수티다 왕비와 디빵꼰 왕세자가 타고 있던 차량의 속도를 늦추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수티다 왕비는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을 대신해 도심 내 사원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차 이동 중이었다.
에까차이 등 두 명은 왕비 차량을 향해 '세 손가락 경례'를 한 것도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에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 손가락 경례는 영화 '헝거 게임: 판엠의 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