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을 숨지게 한 미국 애틀랜타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AP=연합뉴스 자료사진]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미국 애틀랜타 일대에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8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이 형량 협상을 마치고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 법원에 따르면 애틀랜타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22)의 살인 혐의에 대한 기소인부절차가 오는 27일 열린다.
기소인부절차(arraignment)는 미국 형법상 피고인에게 기소 사유를 알려주고 기소 사실에 대한 인정 또는 부인 여부를 피고인에게 심문하는 과정이다. 피고인은 자신의 혐의에 유죄나 무죄의 답변을 하게 된다.
롱은 지난 3월 16일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 스파 2곳과 체로키 카운티의 마사지숍 1곳에서 모두 8명을 총격 살해했다. 그는 체로키 카운티 법원에서 4명 살해 및 1명 상해 혐의로 기소됐다.
체로키 카운티 섀넌 월리스 지검장은 "검사 윤리상 형량 협상 여부에 관해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풀턴 카운티의 패니 윌리스 지검장은 지난 21일 현지언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에 체로키 카운티 검찰과 롱이 형량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디캡 카운티 지검장을 역임한 로버트 제임스 변호사는 AJC 인터뷰에서 "롱에게 적용된 혐의로 미뤄볼 때 형량 협상에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피해자의 가족들도 장기간의 재판 대신 빠른 형량 협상을 원할 가능성이 있다"며 "롱이 범행을 자백했으므로 사형은 구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롱이 전과가 없으며, 그의 정신적 문제 역시 감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롱이 체로키 법원에서 형량 협상을 마쳐도 재판이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니다. 다음 달 풀턴 카운티 법원에서 여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아야 한다. 풀턴 카운티 윌리스 검사장은 롱에게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조지아주에서 최근 7년간 사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단 1명뿐이다. 2019년 티파니 모스는 10살 의붓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운 혐의로 귀넷 카운티 법원에서 독극물 주사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체로키 카운티 법원 소속 데이비드 캐논 판사가 총격 사건과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으로 판사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고 AJC가 27일 보도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롱의 재판은 담당하지 않고 있다.
고발장에 따르면 캐논 판사는 지난 3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 대변인이 전날 회견에서 "(총격범이) 매우 나쁜 시간을 보냈다"고 말해 비판받은 것과 관련, "대변인은 총격범의 주장을 그의 입장에서 요약해 말한 것뿐"이라며 "내 말에 찬성할 필요는 없지만,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대해 고발장은 "(캐논 판사의 언행은) 법적 논쟁 중인 대상을 법원에 끌어들여 법원의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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