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경기준비하는 황선우
(도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황선우가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2021.7.27 mon@yna.co.kr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18·서울체고)가 생애 첫 올림픽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하며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게 했다.
황선우는 27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26의 기록으로 8명 중 7위에 자리했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황선우는 세계를 숨죽이게 했다.
황선우는 150m 구간까지는 압도적인 레이스로 줄곧 1위를 유지했다.
첫 100m 구간(49초78)을 돌 때까지는 세계 신기록 페이스였다.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탓에 마지막 50m 구간에서 순위가 하나둘씩 처지면서 결국 7위라는 최종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첫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 수영계에 확실하게 황선우라는 이름을 알렸다.
일본 공영방송 NHK 중계방송 해설자는 "황선우는 18살인데 (초반 100m에서) 49초대의 멋진 레이스를 했다. 정말 메달을 주고 싶을 정도의 레이스"라며 "앞으로 이 선수가 마찬가지로 끌고 나갈 존재가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황선우가 이날 결승전을 뛴 것만으로도 박수받을 일이었다.
한국 경영 선수가 올림픽 결승 출발대에 선 것은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9년 만이었다.
이전까지 올림픽 경영 결승을 뛰어본 선수는 남유선(1회)과 박태환(5회), 둘 뿐이었다.
[올림픽] 황선우, 200m 자유형 결승서 7위
(도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황선우가 기록을 확인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황선우는 1분45초26의 기록으로 8명 중 7위를 기록했다. 2021.7.27 yatoya@yna.co.kr
황선우는 25일 치른 예선에서 1분44초62의 한국신기록 및 세계주니어신기록으로 전체 1위를 차지하고 16명이 겨루는 준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황선우가 예선 때 기록을 결승에서만 냈어도 동메달은 딸 수 있었다. 이날 동메달을 딴 브라질의 페르난두 셰페르의 기록은 1분44초66이었다.
황선우는 이번 올림픽이 사실상의 국제무대 데뷔전이었다.
이전에는 2018년 12월 국가대표 후보 선수로 뽑혀 호주 지역대회인 맥도널드 퀸즐랜드 챔피언십에 참가했고, 2019년 광주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 단체전인 계영 800m 멤버로 나선 적이 있을 뿐이다.
올림픽 규격의 수심 3m 풀에서 제대로 훈련해본 적도 없다.
여러모로 경험이 부족했지만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에서 황선우는 배짱 두둑하게 자신의 첫 경기를 치러냈다.
한국 수영 선수 중 유일한 올림픽 메달리스트(금1, 은3개)인 박태환도 첫 올림픽이었던 2004년 아테네 대회 때는 부정 출발로 실격당하고 돌아왔다.
이후 박태환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3관왕, 201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동메달을 수확한 뒤 마침내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무대였던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한국 수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자유형 400m)을 목에 걸었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 자유형 200m를 치르며 이미 많은 것을 얻었다.
[올림픽] 힘찬 스타트 하는 황선우
(도쿄=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황선우는 7위를 기록했다. 2021.7.27 jieunlee@yna.co.kr
이번 대회 자유형 200m 경기는 25일 오후 예선, 26일 오전 준결승, 27일 오전 결승을 치렀다.
한 종목을 사흘 연속 전력을 다해 치러보기는 황선우로서는 처음이다. 그것도 준결승, 결승은 기록을 내기가 쉽지 않은 오전에 열렸다.
경기 운영 능력도 황선우에게 아직은 부족한 부분임이 드러났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결승이 끝난 뒤 취재진이 들려준 구간 기록을 확인하고는 화들짝 놀라며 "정말 오버페이스였네"라고 말했다. 껄껄 웃어넘겼지만 페이스 훈련이 덜 돼 있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었다.
다만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3m 풀 등을 비롯해 빠른 적응력을 보여줬다.
호기심도 많고 새로운 것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황선우는 앞으로 페이스 조절 훈련도 좀 더 체계적으로 해나간다면 머지않아 한충 더 성장해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다.
자신감을 얻고 경험을 쌓으면서 과제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황선우뿐만 아니라 한국수영도 메달 이상의 큰 소득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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