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신 복원 관련 박수현 수석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27일 청와대에서 남북 간 통신 연락선 복원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남북관계 진전의 또 한 번 실마리를 잡게 된 데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친서 소통'이 자리했다.
남북은 27일 정상끼리 여러 차례 친서를 교환했다고 동시에 발표했다.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 3주년을 계기로 해 두 정상이 최근까지 친서를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정확한 친서 교환 횟수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반도 평화 및 남북관계 개선 의지,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위로와 걱정 등이 담겼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남북이 이날 그동안 단절된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한 점도 두 정상 간 친서 교환의 결과물이다. 동시에 두 정상은 조속한 관계 복원과 신뢰 회복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지난 2019년 북미 간 '하노이 노딜', 나아가 지난해 6월 북한의 일방적인 통신선 차단으로 남북 간 대화가 사실상 끊긴 와중에도 남북 정상은 친서 소통을 이어왔다.
지난 2018년 세 차례 정상회담, 2019년 남북미 정상회동에서 대면한 두 정상이 친서라는 물밑 대화의 끈을 통해 최소한의 신뢰를 유지해온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TV 제공]
두 정상의 친서 교환은 김 위원장이 2018년 2월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요청하는 친서를 보낸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10차례가 넘는다.
'한반도 평화의 봄'으로 불리던 2018년은 물론, 2019년 문 대통령의 모친상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친서 전달이 이뤄졌다.
남북대화가 꽉 막힌 지난해에도 두 정상은 최소한 두 차례 친서를 주고받았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3월엔 김 위원장이 먼저 코로나19 극복을 응원하는 친서를 보내왔고, 문 대통령은 그다음 날 감사의 뜻을 담은 답신을 보내 호응했다.
같은 해 6월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끊기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면서 남북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으나, 두 정상은 그해 9월 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는 친서를 다시 주고받았다.
지난해 9월 친서 교환 사실은 북한군이 서해상에서 우리 측 민간인을 사살해 긴장감이 높아졌을 때 알려졌다. 당시 김 위원장이 민간인 사살 사건에 이례적으로 직접 사과를 했는데, 이를 놓고 친서 소통에 따른 신뢰의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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