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트라이애슬론 선수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도쿄의 무더위 속에 경기를 치른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일부가 쓰러져 구토하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 댄 웨트젤은 26일 "더위를 피하고자 경기 시작 시간을 오전 6시 30분으로 당겼지만, 경기에서 증명됐듯 열을 이길 수 없었다. 시작 당시 기온은 이미 섭씨 29.4도였고 상대 습도는 67.1%였다"며 "일본은 도쿄 날씨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2020 도쿄올림픽 트라이애슬론 남자부 개인전은 26일 오전 6시 30분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렸는데,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은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졌고, 일부는 구토하기도 했다.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를 연달아 소화해야 해 워낙 운동 강도가 높은 종목이기는 하지만, 날씨 등의 환경 때문에 선수들이 더욱 진을 뺐다는 주장이 나온다.
웨트젤은 "결승선이 마치 전쟁터 같았다"며 일본이 도쿄의 여름 날씨를 속였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가 온화하고 화창하며,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치기에 이상적인 날씨.' 일본이 2020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해 낸 공식 제안서에 쓰인 문구다. 온화하다? 이상적이다? 도쿄가, 7월에?"라며 비꼬았다.
이어 "일본은 날씨에 대해 사과할 필요는 없다. 내리쬐는 태양이나, 높은 기온, 습도가 그들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 같은 환경에 지쳐가고 있다"며 "일본은 날씨에 대해 엄청난 거짓말을 했고, 이 점에 대해서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축받는 블룸멘펠트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1시간45분04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블룸멘펠트(27·노르웨이) 역시 결승선 통과 후 구토했다.
이 매체는 "블룸멘펠트는 결승선 테이프를 잡고 주저앉았다. 그는 찌는 듯한 더위로 고통스러워하는 듯했고, 의료진이 그를 일으켜 세우기도 전에 구토했다"고 설명했다.
야외에서 경기를 치르는 종목의 선수들은 더위로 인한 애로사항을 호소하고 있다.
23일에는 뙤약볕에서 경기를 치른 러시아 양궁 선수 스베틀라나 곰보에바가 점수를 확인하다 의식을 잃었고, 러시아 테니스 선수 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는 24일 경기를 치른 뒤 "전혀 즐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자프로테니스 단식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도 "극도의 더위와 습기 속에서 경기하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상황이 어려울 것을 예상했지만, 이곳에 와서 겪어보지 않고는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없다"고 털어놨다.
폭염을 지나 도쿄는 이제 태풍 상륙이라는 새로운 변수도 맞이하게 됐다.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열린 오다이바 해상공원은 오염과 악취로도 논란이 됐던 곳이다.
일본 내에서는 현재 문제가 없다는 반박이 나오지만, 많은 비가 오면 하수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서도 일본은 수질 관리를 위한 3중 스크린 장치를 설치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물이 불어나면 하수와 합류해 만으로 흘러들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사건이 악취와 오염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대변인은 안전장치(스크린)가 선수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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