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하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투 사태 관련 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김승겸 합참의장. 2023.1.26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26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윤석열 대통령의 'UAE(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 발언과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을 놓고 충돌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UAE 순방 중 파병 아크부대에서 한 해당 발언이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뿐 아니라 경제·국민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몰아세웠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우리의 적은 이란'이라고 하지 않았다"며 엄호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란은 북핵의 종범"이라고도 맞받아쳤다.
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외교관계에서 이런 발언은 양국 관계가 틀어지고, 경제적 기회가 없어지고 국격이 떨어지는 발언"이라며 "대통령 발언치고 어이없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이종섭 국방장관은 "이란에 대해서도, UAE에 대해서도 말씀하신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말인데 이게 이렇게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국가이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도 "우리 대통령은 이란을 '적'이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며 "아크부대가 훈련지원을 하려면 UAE의 적이 누구인지 잘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것을 주지시킨 것이 외교 참사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의원은 이어 "최근 몇 년간 이란에서 주로 북한에게 미사일 기술을 전수해줬다는 평가가 많다"며 "우리를 가장 위협하는 북핵 미사일에 대해 북한은 주범이고 이란은 종범"이라고도 했다.
국방위 회의장 나가는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2023.1.26 toadboy@yna.co.kr
지난달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투 사태의 책임 소재를 놓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우리 군이 무인기 탐지를 늦게 한 데다, '격추' 등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몰아붙이는 한편, 군 당국이 사태를 은폐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이 국가 안보를 놓고 지나친 정치공세를 펴고 있으며, 부풀린 의혹으로 '남남 갈등'만 초래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여야는 대통령실 소속인 김용현 경호처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의 이날 전체회의 출석 여부를 놓고 옥신각신하면서 고성까지 주고받다가, 회의 파행을 가져오기도 했다.
국방위 회의장 나가는 김병주 의원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가 정회된 뒤 한기호 위원장의 회의 진행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toadboy@yna.co.kr
민주당 송갑석 의원은 "공중에서 기관총으로 (북한 무인기를) 요격 못한 이유가 민가 (피해) 때문이라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무인기 침투와 관련해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의 시간대별 보고 상황을 들은 뒤, "보고가 늦어진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김영배 의원은 "무인기가 어디를 어떻게 다녀갔는지에 대해 군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이 정보 은폐와 조작 질문을 계속 쏟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의에 출석한 주일석 전비태세검열실장은 "잘못됐다", "늦었다"고 답하면서도 "검열관들이 최대한 제대별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 검열을 돌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임병헌 의원은 "우리 군이 이번 사건을 축소한 집단으로 국회와 언론에서 매도되고 있다"며 "이렇게 은폐했다는 의혹이 부풀려지면 결국 북한이 원하는 남남갈등이 심화하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윤 대통령이 북한 무인기 침투 사태와 관련해 '응징 보복'을 거론한 것을 두고 "여러 말씀을 하셨는데 참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천배, 만배 보복하라'는 것은 대통령이 하면 안 되는 말"이라며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이 그런 말씀을 못 하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같은 당 김병주 의원은 북한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P-73) 침범 가능성'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여권이 '북한 내통설', '간첩' 등을 언급한 데 대해 "39년 동안 군에 헌신한 저의 명예가 땅바닥에 떨어졌다"며 성토했다.
4성 장군 출신인 김 의원은 북한 무인기의 용산 비행 가능성을 처음 제기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신상 발언을 통해 "지도만 볼 수 있다면 누구나 제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국방부와 합참은 안일한 자세로 저의 주장을 매도했고,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은 제가 북한과 내통했다고 주장했다"며 "요새 밤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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