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는 미주 한인 이민이 시작된 지 1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초창기 100여 명으로 시작된 미국 내 한인 이민자는 이제 250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그 사이 한인 사회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크고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조인영 리포터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미국 필라델피아 시청 앞 광장에 우리 애국가가 울려 퍼집니다.
1903년 1월 13일, 한국인 103명이 하와이 땅을 밟은 이민 첫 도착일을 기리기 위해 미국 연방의회가 법률로 제정한 '미주 한인의 날'을 기념하는 자리입니다.
[조 리 / 한인 2세·펜실베이니아주 총무부 장관 : 이 자리에 참석하게 돼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미주 한인 이민 역사의 현장 그 자체네요.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이 땅에 이주하셔서 뿌리를 심으시고 한인 커뮤니티를 일구셨죠.]
올해는 특히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아 1세대 한인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청춘에 저마다의 꿈을 안고 미국 이민을 떠나온 1세대 한인들은 주로 세탁업과 청과, 식당 등 다양한 사업에 도전하며 한인 사회를 일궜습니다.
[박상익 / 한인 1세·미국 필라델피아 : 저희 세대에서는 '나는 비록 고생하지만, 우리 자녀들 교육을 위해 이곳에 이민 왔다'고 답한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우리 자녀들이 주류 사회에서 더욱더 헌신하고 기여할 수 있길….]
이제 미국 한인 사회 인구 구성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에 거주하는 한인 2세는 3만 5천여 명으로, 전체 한인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성년자일 때 부모와 함께 이민 온 한인 1.5세까지 더할 경우, 미국 내 젊은 한인들의 비율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주향 / 한인 1.5세· 미동북부한인연합회장 : 차세대들이 역량을 발휘해서 두고 온 모국 대한민국의 발전과 번영에도 기여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커뮤니티가 더욱더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그동안 이민 1세대가 대표하던 한인 단체를 이끄는 임원진의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언어 장벽이 없고 미국 문화에 익숙한 젊은 한인들은 한인 사회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제임스 김 / 한인 1.5세·필라델피아 한인회장 : (한인) 노인분들의 인구수가 많아졌습니다. 다른 기관과 합심해서 그분들의 재미난 시간, 활발한 하루 생활을 할 수 있게끔 추진하고자 하고요.]
[이창헌 / 한인 2세·뉴저지 한인회장 : 한인 정치인도 더 많이 나와야 하고 주류 사회에도 우리가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열린 미국 중간선거에서 한국계 연방 하원 의원 4명 모두 연임에 성공하는 등 최근에는 오랜 과제로 여겨진 한인 2세의 정계 진출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오 / 한인 2세·필라델피아 시의원 : 제 경우에는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고 어렵게 일하셨는지를 보았어요. 인종차별의 설움도 겪어 가면서요. 앞으로 미주 한인들은 공공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힘써야 할지 깊게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이민 1세대가 일궈온 120년 성장을 밑거름으로 차세대 한인들은 다양한 커뮤니티와 폭넓은 교류를 이어가면서 새로운 한인 사회를 설계해 나가고 있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YTN 월드 조인영입니다.
YTN 조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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