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의 검찰 진술이 연일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죠. 800만 달러라던 북한 송금 금액은 하루 사이에 850만 달러로 늘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으로 지불했다는 300만 달러는 영수증도 검찰에 제출했다고 하죠. 김 전 회장과 경기도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는 김 전 회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관련 내용을 정치인사이드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화면출처 : 유튜브 '이재명' / 지난 13일) "{혹시 내의를 사신 적이 있으신가요?} 내의… 제가 전에 한번 그랬죠. 제가 인연이라면 내의 사 입은 거…"
쌍방울은 '내의' 밖에 모른다는 이 말, 김성태 전 회장이 입을 연 계기가 됐다고 하죠. 과연 이것 때문일까 싶기도 한데요.
[정미경/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이분한테 제일 중요한 게 뭘까요? 돈일 텐데, 기업이랑. 이거를 지켜야 되는 사람인 거예요.]
[전재수/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돈과 기업을 지키기 위해서 지금 이러고 있는 겁니다.]
본인이 살기 위해 털어놓은 이야기들, 소설일까요? 다큐일까요? 하나 분명한 건, 디테일이 살아 있다는 겁니다. 김 회장이 북측에 전달했다는 액수, 기존의 800만 달러에서 50만 달러가 더 늘었죠.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이라는 300만 달러에 대해선 영수증까지 제출을 했다고 합니다.
[정미경/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북한에서 영수증을 줬다는 거잖아요. {확인서 같은 걸 끊어줬다고…} 그런데 그걸 왜 줬을까요? 누가 과연 요구해서 그 영수증을 줬을까요? 왜냐하면 북한 측에서도 그 영수증 써주고 싶지는 않았을 거거든요.]
이 대표 측에 보여주기 위한 증빙용 아니었느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 대표가 한 번쯤이라던 김 전 회장과 통화, 김 전 회장은 적어도 4번은 했다, 검찰에 진술을 했다고 하죠. 이 가운데 하나는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가 '중계'를 담당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지난 2019년 1월, 중국 선양에서 북측에 500만 달러를 전달하기로 한 뒤, 이 전 부지사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를 했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김성태와 통화에서 고맙다는 말도 하셨다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나십니까.} 소설 가지고 자꾸 그러지 마시죠.]
'입'에는 '입'으로 맞서겠다는 걸까요? 이화영 전 부지사가 반박 입장을 냈습니다. 김 전 회장과 이 대표의 통화를 연결시켜 준 적이 없다, 부인했는데요. 당시 쌍방울의 500만 달러 대북 송금도 경기도나, 이 대표를 위해 이뤄진 게 아니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대북사업 브로커'로 알려져 있죠. 현재 수감 중인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경기도와 관계없이 쌍방울과 북한을 연결시켜 줬다고 밝혔는데요. 500만 달러는 쌍방울의 경협 사업을 위한 계약금이었다는 주장입니다. 경기도의 스마트팜 대북 사업 비용을 대신 내 준 게 아니라는 겁니다.
당시 경기도 차원에서 스마트팜 지원을 시도했지만, 유엔 제재와 도의회의 반대 때문에 뜻을 이루진 못했죠.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그 당시 경기도가 한다고 했던 스마트팜 사업 같은 경우는 2019년도에는 매년 유엔 제재가 있었기 때문에 그게 승인되지 않았었습니다.]
이 전 부지사가 도의회의 동의를 받으려 열심히 뛰었다고 하는데요. "통일부보다 강력하고 확실한 북측 핫라인이 있다", "이재명 지사와 함께 북한 한번 가겠다"며 도의원들을 설득했다고 합니다. 이 핫라인, 김 전 회장과 함께 만난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2019년 1월, 김 전 회장이 북한에 500만 달러를 주기로 한 그날, 이 전 부지사가 북한 측 인사에게 면박을 당했다는 뒷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송명철 북한 조선아태위 부실장이 "경기도는 여기 왜 왔느냐, 무슨 낯으로 왔느냐" 호통을 쳤다는 겁니다. 김 전 회장은 "스마트팜 사업을 경기도가 추진하지 못하자, 송명철이 화를 낸 것 같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고 하는데요. 김 전 회장은 고급 양주를 대접하며, 북측 인사의 기분을 풀어줬다고 하죠. "형(경기도)이 못하는 걸 아우(쌍방울)가 한다"는 칭찬도 들었다고 합니다.
형과 아우, 정말 대북 송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걸까요? 검찰이 유의미한 쌍방울의 내부 자료를 확보했다고 합니다. 경기도와 쌍방울의 '북한 공동진출'이 명시돼 있었다고 하는데요. 특히 쌍방울이 북측 인사들에게 PT를 한 자료엔, 경기도의 남북교류협력기금 20%를 활용해 대북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집니다. 쌍방울과 경기도의 미묘한 관계, 결국 이 전 부지사가 그 고리인 듯한데요. 이 대표는 알고 있었을까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대표님 방북 자금 관련해서 이화영 부지사에게 보고받으신 적 없으십니까.} 참 소설 가지고 자꾸 그러시는 것 같아요.]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알고 있었다고 확신하는 듯합니다.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폈는데요.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재명 대표가 북한에 300만불 내고 폼 한번 잡고 정치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런 비용으로 준 거라는 것이잖아요. 이것은 돈 300만불을 준 것이 사실이고 나머지 김성태의 진술이 있으면 완벽하게 입증이 된 거거든요.]
민주당에선 쌍방울에서 북측으로 돈이 넘어간 사실만 인정했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대북송금은 쌍방울이라는 그룹, 기업이 북한에서의 이권 사업을 따내기 위한 일종의 보험료를 지불한 거 아니겠어요? 그건 현행법 위반입니다. 그 돈을 송금한 행위는 틀림없는데 그게 이재명 지사와 관련된 거냐 하는 문제는 그건 밝혀져야 될 문제고…]
이 대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는 겁니다.
[정봉주/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적어도 쌍방울과 이화영과 안부수와 이재명이 모의했다는 증거가 나와야 됩니다. 전화 10초, 15초 통화한 게 모의입니까? 그래서 이건 변호사들 누구도 이거 갖고 기소한다? 이걸 수사한다? 이게 코미디입니다.]
경기도가 이 대표의 방북을 요청했던 문건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었죠. 이 역시 이전 경기지사들도 해오던 일일 뿐이다, 일축을 했는데요.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경기도 자체적으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해 왔지요. 그거는 이재명 지사뿐만 아니라 그 앞에 남경필 지사라든가 김문수 지사라든가 역대 경기도지사가 다 그렇게 해 왔습니다.]
정황 증거만으로 피의 사실만 흘릴 게 아니라 '스모킹 건'을 내놔라, 검찰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의혹만 언론에 흘러내리면 검찰이 어떻게 되겠느냐. 살인 사건이 났어도 경찰은 칼을 찾아야 되고, 시체를 찾아야 하고, 그 증거가 있어야 된다.]
[정봉주/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진짜 이재명 대표 방북 요건으로 요청 목적으로 받았습니까? 증인 신청을 북한 사람들을 불러야 돼요. 북한 사람들 나옵니까? 안 나오잖아요. 검찰 잘하는 거 하면 됩니다. 이제 북한 정부든 북한 노동당이든 압수수색 들어가야 돼요.]
검찰 수사가 이 대표를 조여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내일(4일) 대규모 '장외투쟁'을 예고했죠. 집회의 명칭은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인데요. 국민의힘은 이 '검찰독재'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이재명 방탄용' 아니냐는 겁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이재명 대표는 간교한 요설로 국민을 속이지 말고 검찰 수사에 응하시기 바랍니다. 광장은 국민의 것이지, 범죄 혐의자의 것이 아닙니다.]
민주당 내에서도 국민들 눈에 방탄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죠.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국민들 보시기에는 결국은 맞불을 놓고 방탄하기 위한 거 아니냐. 민주당 전체가 똘똘 뭉쳐서 또 방탄을 하는 거 아니냐…]
그래서일까요? '검찰독재'가 아닌 '민생파탄'에 화력을 집중했습니다.
[최민희/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어쨌든 이번 주요 슬로건이 민생 파탄, 난방비 폭탄, 이것에 대한 규탄이고요. 이 난방비 폭탄, 민생 파탄, 도탄 이거는 이슈로 키우고 그래서 우리가 민생 정당이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장외투쟁하는 것도 방탄이고, 민생 투쟁하는 것도 방탄이고, 민생 주장하는 것도 방탄이고, 이렇게 얘기하는 건 너무 과도하죠. 장외투쟁한다고 방탄이 됩니까? 수사를 안 합니까, 장외투쟁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죠.]
장외투쟁이 아니라, 집회라고 성격을 재규정하기도 했는데요. 그것도 일회성이라는 겁니다.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장외투쟁보다는 보고대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그동안에 민생투어의 결과를 보고하고 정부에 어떤 민생대책을 촉구하는, 또 그걸 비판하는 그런 자리로 보고 나가는 겁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과거 같으면 전국 순위 국민보고대회를 갖습니다. 그런데 서울에서만 하고 끝낼 것 같으니까 그렇게 긴장하실 거 없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민생파탄을 고발하기 위한 일회성 집회, 실제로 내일 장외투쟁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정리합니다.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검찰독재 안 된다 이런 수사와 정치적인 구호들이 나오게 되면 그거는 의원님이 기대하신 것과는 다르게 가는 거잖아요.} 결국 당대표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느냐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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