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좋은 대학에 이미 합격을 하고도 수능을 다시 봐서 어떻게든 의대로 가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기초 과학이나 첨단 분야 같은 이공계는 물론 문과 계열 인재들까지 몰리고 있는데요. 학생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성화선 기자입니다.
[기자]
오유진 씨는 연세대를 다섯 학기나 다녔습니다.
하지만 올해 의대에 합격했습니다.
[오유진/의대 합격생 : 막연하게 학회에 공모전, 영어 공부 이런 거를 계속 다 챙겨야 되는데 의대는 커리큘럼이 다 정해져 있으니까…]
대기업 인턴도 했지만 중년이 됐을 때를 생각하면 막막했습니다.
[오유진/의대 합격생 : 60세라는 정년이 짧게 느껴지기도 하고 (의사는) 워라밸은 없지만 높은 급여가 있다고 생각을 해서…]
서울대 이공계에 붙었지만 의대를 간 경우도 있습니다.
[최모 씨/의대생 : 100세 시대라고 하잖아요. 라이선스(자격증)가 있으면 내가 일하고 싶을 때까지 일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안정성을 생각하면 일종의 보험을 들어놓는다고…]
지난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를 중간에 그만 둔 학생은 모두 1874명입니다.
이공계가 75%가 넘습니다.
입시업계에서는 상당수가 다시 수능을 보고 의약학계열로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임성호/종로학원 대표 : 취업이 어려운 구도 속에서 전문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최상위권 학생들은 의대로 몰리고 또 약대·한의대·수의대·치대 합격생들도 다시 의대에 또 재도전하는…]
이공계 인재를 키울 목적으로 설립된 영재고에서도 8명 중 한 명 꼴로 의대를 지원했습니다.
영재고에서는 의대에 지원하면 장학금과 교육비를 돌려줘야 하고 진로상담을 받을 수도 없지만, 의대 열풍을 막기엔 부족한 겁니다.
블랙홀처럼 인재를 빨아들이는 의대 쏠림을 분산할 대책이 필요합니다.
(영상디자인 : 김현주)
성화선 기자 , 김준택,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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