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르면 여름부터, 법인차는 연두색으로 된 번호판을 달게 됩니다. 회삿돈으로 구입한 법인차를 사적으로 쓰거나, 탈세로 악용하는 일이 많기 때문인데, 번호판 색깔을 바꾸는게 효과가 있을지, 송무빈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송 기자, 무늬만 법인차인 경우가 많은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맥라렌을 3대 슈퍼카 브랜드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 있는 이 브랜드 차량 10대 중 8대가 법인차입니다. 특히 3억 원이 넘는 맥라렌 같은 경우는 지난해 12월까지 395대 팔렸는데 이 가운데 80%인 313대가 법인차였습니다.
[앵커]
수퍼카를 회사 일을 할 때 쓰진 않을 것 같은데, 법인차로 등록된 고가의 차량이 많습니까?
[기자]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6-7000만 원짜리 수입차 중 법인차 비율은 10여 퍼센트밖에 안 되는데 1억 원이 넘어가면 70% 이상이고, 4억 원이 넘는 차는 무려 88.4%가 법인찹니다.
[앵커]
법인 명의로 구입하는 혜택이 혜택이 있습니까?
[기자]
네, 금전적 이득이 있기 때문에 법인차가 늘고 탈세의 온상이 되는 건데요. 법인차는 구입비와 보험료, 유류비 등을 모두 법인이 부담하고 세금 감면 혜택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업무용 차량 경비는 연간 최대 800만원까지 인정받을 수 있으며, 운행기록부를 작성하면 최대 1500만원까지 경비 처리가 가능합니다.
[앵커]
이런 꼼수혜택을 막으려고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연두색 번호판 인 겁니까?
[기자]
네, 정부는 이르면 오는 7월부터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달겠다고 나섰습니다. 지금은 법인차 관련 규제가 차량 사용 일지를 적도록 해 공적 사용과 사적 사용을 구분하는 정도였는데, 사실상 검증할 방법이 없어 아예 눈에 잘 띄는 전용 번호판을 도입해서 '나는 회사찹니다'라는 일종의 '명찰 효과'로 윤리의식을 높이겠다는 겁니다.
[앵커]
명찰을 달면, 책임감이 조금 생기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개인적 사용을 막기엔 허술해보이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단순히 번호판을 바꾼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우선, 번호판이 연두색이라고 해서 지금 이 차가 업무를 보고 있는지, 개인적인 용무를 보고 있는지 알 수가 없고, 운전자도 그 회사 직원인지, 가족인지 모른다는 거죠. 게다가 법인 렌터카의 경우는 아예 전용 번호판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앵커]
근본적 해법을 찾아야할텐데, 해외에서는 법인차 관리를 어떻게 합니까?
[기자]
미국의 경우 임직원용 법인차는 누가, 언제, 또 얼마나 탔는지 운행 장부를 국세청 등에서 엄격하게 감독하고 있고, 싱가포르 같이 법인차 자체를 아예 금지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필수 교수
"구입 단계와 운영 방법 두 가지 부분을 1단계 2단계로 잡아놓고 운영 부분(의 부정사용)은 연말정산 때 감사한다든지 크로스체크…"
[앵커]
도로에서 눈치는 보겠지만, 양심에 맡기기엔 제도적으로 구멍이 많아 보이네요. 송 기자, 잘 들었습니다.
송무빈 기자(movi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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