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생활고에 시달리며 위기 신호를 보내도, 정부에서 알아채지 못해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이 직접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나선다고 합니다.
정인아 기자가 함께 다녀봤습니다.
[기자]
주민들 여럿이 동네 곳곳을 돌기 시작합니다.
우편함엔 안내문을 넣고, 대문엔 전단지를 붙입니다.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주민센터로 연락달라는 내용입니다.
집집마다 확인도 해보고, 부동산 중개사무소나 식당에도 적극 동참할 걸 호소합니다.
[김필남/서울 성북구 구석구석발굴단 : 방 얻으러 오고 할 때 어려운 분들 있잖아요. 그런 분들 있으면 주민센터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라고 안내 좀 해주시라고요.]
위기 가구를 발굴하기 위해 지역 사정에 밝은 서울 성북구 주민들이 힘을 합쳤습니다.
이렇게 발품을 팔아 지금껏 서른 아홉명을 찾아냈습니다.
최근엔 택시기사로 일하다 실직한 후 수십만원의 병원비를 내지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던 60대 남성을 돕기도 했습니다.
[김강연/서울 장위2동 주민센터 보건복지지원팀 : 가족들하고 사이가 너무 안 좋으셔서 자살충동이 굉장히 심한 상태, 지인이 없는 상태. 차상위 본인부담 경감이라고 병원비를 할인받을 수 있는 계층이 되셨고요. 주거급여라고 해서 월세도 지원받는…]
이들과의 관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은희/서울 성북구 구석구석발굴단 :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를 드려서 잘 계시는지, 아프신 데는 없는지, 식사는 잘하고 계시는지 그런 것들을 여쭤보기도 하고.]
최근 5년간 고독사는 매년 평균 9% 가까이 늘고 있습니다.
이들이 보내는 위기 신호에 조금만 관심을 더 갖는다면 사회와 연결된 다리의 등불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정인아 기자 , 신동환, 공영수,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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