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23일)도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이번 주 세계 경제 흐름 읽으려는 분들은 이 소식이 가장 뜨겁겠죠.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 준비했군요.
<기자>
크게 선거 전과 후로 지금 미국 대선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나눠볼 수 있을 겁니다.
먼저 대선 전에도 당분간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시장은 어제 새벽에 사퇴가 공식화되기 전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돌아올 거라는 예상에 맞춰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트럼프 거래, 트럼프가 집권 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 같은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는가 하면 장기적으로 물가와 금리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 이런 예상들을 바탕으로 최근에 돈이 움직여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도 별다른 변수는 안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TV 토론 이후로 바이든의 사퇴가 어느 정도는 시점 문제로 받아들여져 왔고요.
민주당에서 이제 누가 나선다고 한들 대선을 100여 일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기를 꺾긴 힘들 거라고 보는 겁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선언 이후 하루 동안 금융시장, 자산시장에서는 큰 출렁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달러, 금, 비트코인 모두 등락폭이 제한적인 편이었습니다.
그래도 미국 대선이 끝난 게임이다, 이제 트럼프만 연구하면 된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좀 옅어질 수 있습니다.
당장, 여당 후보 자리를 이어받을 걸로 보이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여전히 트럼프와 당선 확률이 점쳐지는 데 있어서도 큰 차이가 나지만, 바이든보다는 상당히 따라붙었고요.
혹시 제3의 후보가 거론된다고 하면 그것만으로도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미국 민주당은 다음 달 19일에 시작되는 전당대회 전에 둘째 주 정도까지 후보를 확정할 계획을 일단 갖고 있습니다.
<앵커>
권 기자 말대로 민주당 후보에는 아직 변수가 있고 트럼프가 지금은 우세한 분위기잖아요. 트럼프 2기 정부가 만약에 출범하면 어떨까, 예측은 어떻습니까?
<기자>
대선까지의 달러 흐름에 대한 전망도 계속 엇갈립니다.
트럼프 캠프가 원하는 달러의 방향은 비교적 선명합니다.
[J.D.밴스/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지난해 3월) :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미국 소비자들에겐 보조금 같은 거지만, 생산자들에겐 엄청난 세금 같아요. 워싱턴엔 강한 달러를 신성시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아는데요. 미국 경제를 보면, 대부분 쓸모없는 수입품을 너무 많이 소비하는 반면에, 우리의 제조기반은 황폐해져 있습니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는 단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갑자기 얼굴을 많이 보시게 된 트럼프 후보의 러닝메이트 J.D.밴스 부통령 후보가 지난해 3월에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에게 했던 질의의 일부입니다.
당시에 미국 안에서도 독특한 얘기를 한다는 소리를 좀 들었습니다.
미국인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더라도 달러를 싸게 만들어서 쇠퇴한 미국의 제조업을 일으켰으면 좋겠다, 미국도 수출 좀 하자는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원화가 싸질 때마다 수입물가 부담이 커져서 고통스럽지만, 그래도 수출은 더 잘 될 수 있으니까 나중에는 좋아질 거야, 이런 생각을 하는 것과 사실상 똑같은 얘기를 달러라는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세상에 대해서 일종의 무료이용권 같은 돈을 가진 미국의 정치인이 하고 있는 겁니다.
밴스는 미국의 이른바 녹슨 지대 미국의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가난해진 중부 저소득 백인 층이 지지기반인 사람이죠.
트럼프 후보의 핵심 기반이기도 합니다.
달러를 약하게 만들어서 미국도 수출 좀 하자 제조업을 다시 일으키자 밴스 부통령 후보의 이런 생각을 트럼프 후보와 캠프가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달러가 지금보다 좀 저렴해질 수 있다. 이런 전망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게다가 미국이 늦어도 9월까지는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거라는 예상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여서, 대선 전에 달러가 지금보다는 좀 저렴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달러에 있어서도 예측이 엇갈린다고 말씀드린 게, 트럼프 캠프는 정작 세금이나 경제 정책 관련해서는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공약들을 앞세우고 있기도 합니다.
대선 변수가 없었다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외환 방향을 좀 더 선명하게 예측하는 모습들이 나왔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서로 충돌하는 정책들을 고려하고 있는 트럼프 2기가 강하게 예상되면서 당분간 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