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름 휴가철 앞두고 전자상거래 업체인 티몬에서 항공권 샀는데 갑자기 그걸 쓸 수 없게 됐다는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티몬 측이, 여행 상품 팔아온 업체들한테 정산 대금을 주지를 않자, 여행사들이 이미 판 상품을 취소하고, 판매를 중단하고 있는 겁니다.
먼저 박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가족들과 베트남으로 여름휴가를 가기 위해 티몬에서 항공권을 구입한 A 씨.
그런데 항공권을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A 씨/티몬 이용자 (항공권 구입) : 분명히 토요일 날에 항공권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안 나오더라고요. (업체는) 티몬 측에서 대금을 미지급하고 있다고, 지금 본 항공권은 죄송하게도 (사용이) 안 될 것 같다….]
결국 출발을 불과 며칠 앞두고 급하게 비싼 값에 항공권을 다시 구입해야 했습니다.
[A 씨/티몬 이용자 (항공권 구입) : 숙소도 바로 예약을 했고, 환전도 다 하고 이제 갈 준비만 남았는데 (티몬은) 환불을 했고 그러니까 자기들은 (문제) 없다는 식이니까 어이가 없죠.]
이커머스 업체 티몬이 입점해 있는 여행사에 정산 대금을 지급하지 않자, 돈을 못 받은 여행사들이 티켓을 쓰지 못하게 한 겁니다.
[B 씨/티몬 이용자 (워터파크 입장권 구매) : 휴가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자기네 정산이 안 돼서 사용이 안 되니까 환불 신청하라고 다시 지금 다른 사이트 뒤져보고 다시 구매를 하려고 하고 있고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은 티몬에서의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습니다.
[국내 여행사 관계자 : 신규 예약이 발생하면 안 되니까 일시적으로 판매 중단을 해놓은 거고 정산 여부에 따라서 저희 대응안이 결정될 것 같습니다.]
앞서 티몬의 계열사인 위메프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해 일부 보상한 바 있습니다.
티몬 측은 "빠른 정산을 위해 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는데, 정상화까지 휴가철 소비자 불편은 커질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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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티몬에 입점했던 다른 판매자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앞서 보신 여행업계처럼, 다른 업체들도 줄줄이 티몬에서 상품을 빼고 있습니다. 이게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모기업의 자금난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계속해서 김형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티몬 본사, 건물 유리문이 굳게 잠겨 있습니다.
티몬에서 호텔 가족식사권을 샀다가 환불을 받지 못해 찾아온 피해자는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티몬 이용자 (식사권 구입) : (직원이) 절 보더니 가버리더라고요, 다른 쪽으로. 그다음부터 직원들이 아예 이쪽으로 오지 않고 다 저쪽으로 (도망가네요.) 비용이 한 140만 원 정도라서, 적지 않은 돈이라….]
보름 넘게 이어진 '정산 지연' 사태에 주요 유통 기업들은 이미 잇따라 티몬에서 철수했습니다.
롯데와 현대백화점, GS, CJ온스타일 등 홈쇼핑 업체들도 모두 상품을 내렸습니다.
휴가철 항공권은 바로 확인이 되니 사태가 먼저 드러난 것일 뿐, 업계에선 이미 큐텐의 대금 정산 지연이 꽤 됐다는 말이 나옵니다.
[위메프·티몬 입점 판매자 : 저는 다 합쳐서 (미지급 정산금이) 21억 원이에요. 저는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국내 쪽에는 가전이라든지 크게 하신 분은 한 50억 원씩 물린 분도 있고요.]
티몬과 위메프는 모두 '자본 잠식' 상태로 한 번도 수익을 낸 적이 없는데, 선불금 충전과 상품권 할인 판매로 이른바 '돌려 막기'를 해오다 한계에 달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성훈/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수익성이 악화가 되니까 유동성이 떨어지고 자본 잠식 상태로 이렇게 악순환의 고리가, 고객들이 맡긴 그 포인트라든가 고객들의 권리조차도 방어할 수 없는 그런 상태가 온 것이다….]
모기업 큐텐은 G마켓을 창업한 구영배 대표가 지난 2010년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전자상거래 업체로,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AK몰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렸습니다.
피해가 커질 거란 우려가 나오자 공정위와 금감원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김종미)
박예린 기자 yeah@sbs.co.kr
김형래 기자 mr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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