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두산의 지배구조 개편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매출이 10조에 가까운 중장비 회사 두산 밥캣을 다른 계열사인 로봇회사에 넘기기로 한 건데 이 주주들은 날강도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두산의 큰 크림은 두산에너빌리티 아래 뒀던 중장비 회사 두산 밥캣을, 두산로보틱스와의 주식교환과 합병을 통해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겁니다.
지주사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 30%, 로보틱스 68%를 보유하고 있어, 이 개편을 통해 매출 10조에 가까운 두산밥캣에 대한 지분율이 단숨에 14%에서 42%로 오릅니다.
논란은 주식교환 비율, 1조 넘는 영업이익을 내는 밥캣의 주주가 연간 200억 가까운 적자를 내는 로보틱스 주식을 1 : 0.63 비율로 받도록 정했기 때문입니다.
[션 브라운/테톤캐피털 이사 (두산밥캣 주주) : (회사 가치로) 비율을 매기면 96 대 4입니다. 실제로는 49대 51이 되어서 너무 씁쓸한 맛을 보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이런 날강도도 생길 수 있겠구나….]
[두산에너빌리티 주주 : 로보틱스가 주식시장에서 테마주로 움직이는 고평가된 주식에 다가, 마음대로 비율을 정해서 먹고 떨어져라는 식의 통보를 하는 것은 굉장히 주주로서 분하고 억울한 입장이거든요.]
시가 총액과 주당 가격으로 합병 비율을 정하는 자본시장법 조항이 이 합병안을 가능하게 했다는 지적에, 금융당국도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입니다.
[김병환/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 시장에 우려가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우리가 고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개편안 최대 수혜주라는 평가에 두산,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오늘(23일) 급등했고, 두산밥캣과 에너빌러티는 하락했습니다.
미래 로봇산업 투자를 늘려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라는 두산 측 설명에도 대주주 이익 몰아주기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9월 주주총회에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개편이 무산될 수도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디자인 이종정 · 서동민)
김수영 기자 sw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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