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런데 올해 여름은 유독 태풍 소식이 잠잠합니다. 태풍이 줄줄이 일본 쪽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인데, 한반도를 덮은 기록적인 폭염이 태풍마저 밀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소식은 도쿄 정원석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고 나무는 뽑힐 듯이 흔들립니다.
도쿄에서 남쪽으로 280km 떨어져 있는 하치조섬을 오늘(16일) 아침 '7호 태풍'이 통과할 당시 모습입니다.
일본 도쿄 등 수도권과 동북부 지역은 초속 60m의 강풍을 동반한 초강력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습니다.
하네다와 나리타공항의 항공편들이 취소됐고, 간사이 지역으로 향하는 신칸센 열차도 중단됐습니다.
[현지 주민 :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어서 미리 들어갈 수 없었어요. 오늘 이동할 수밖에 없었는데, 운행 중지가 돼 매우 곤란했습니다.]
일본 동북지역은 태풍이 매우 드문 곳입니다.
1951년 통계 작성 이후 지난해까지 딱 두 번 태풍이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불과 일주일도 안 되는 사이에 두 번째 태풍을 맞았습니다.
기후변화로 기압골의 위치가 바뀐 탓입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며 동쪽으로 물러난 가운데, 그 빈자리를 중국 쪽의 티베트 고기압이 밀고 들어왔습니다.
태풍이 이 두 기압골 사이에 갇히면서, 일본 쪽으로 향하고 있는 겁니다.
같은 이유로 한반도는 태풍의 이동 경로에서 벗어났습니다.
매년 7, 8월이면 두 개 이상씩 찾아오던 태풍이 올해는 단 한 차례도 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9월 이후엔 상황이 바뀔 거란 전망입니다.
[김해동/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 : 9월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서부 태평양 쪽에서 태풍이 많이 생기고 그것이 서쪽으로 확장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우리나라로 상륙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영상디자인 김관후 허성운]
정원석 기자 , 류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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