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잇] "이번 추석은 혼자서"…'혼추족' 모여라
[앵커]
이번 추석 연휴, 누구와 함께 보내실 건가요?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한데 모여서 명절 보내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자발적으로 혼자서 명절을 보내는 것을 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명절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자기 계발이나 휴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이른바 '혼추족'이 늘고 있습니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혼추족,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기자]
30대 직장인 전주하 씨는 이번 추석에는 가족들이 있는 고향에 가지 않습니다.
자발적으로 혼자서 추석을 보내는, 이른바 '혼추족'이 되기로 한 것입니다.
"넷플릭스 보고, 밀린 드라마 조금 보고, 시간 남으면 운동도 하려고 하고 있어요. 반드시 가족을 만나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각자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면 그게 더 중요한 것 아닐까…"
가족들과 함께 먹는 명절 음식이 그립기도 하지만, 마트에 가거나 배달 주문을 하면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배달이나, 마트에서 사 먹거나 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명절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취업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중에서도 추석을 혼자 보내겠다고 다짐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덕담인 듯, 잔소리 같은 친척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리느니, 혼자 공부에 집중하겠다는 것입니다.
한 어학원은 혼자서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공간 '명절대피소'를 열었습니다.
추석에 친척 만나지 않고 공부하겠다는 취업준비생을 위한 명절대피소가 마련됐는데요.
이 학원 수강생은 물론이고 비 수강생도 연휴 기간 동안 대피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족들이) 계속 챙겨주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까… 막상 공부하고 싶을 때 조금 방해를 받기도 해서… 연애 관련된 것 물어보시거나, 알아서 잘 찾아서 할 텐데…차라리 잠깐 나갔다 온다고 하면서 공부하는 게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커피 사 와서 여기서 공부한다거나, 아마 그렇게 보내지 않을까 싶어요."
간편한 먹거리를 찾는 혼추족을 겨냥해 편의점 업계는 이번 추석에도 명절 도시락을 출시했습니다.
떡갈비나 소불고기, 전, 나물 같은 음식을 혼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명절 때 혼자 계신 분들이 많이 사 먹어서… 올해 컨셉은 전하고 나물하고 고기류를 밸런스 있게, 균형 있게 만든 게 컨셉이에요."
대표적인 명절 음식인 산적꼬치와 전도 포함돼있어서, 혼자서도 명절 분위기를 내며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혼추족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게 전통을 지키는 것만큼이나 중요해진 사회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합니다.
"예전에는 명절이 아무래도 가족들 모이고 같이 얼굴 보고 하는 전통이 있는 자리였다면, 요즘에는 모처럼의 긴 연휴, 그리고 자유롭게 쉴 수 있는 쉼의 의미가 커졌다고 봅니다. 서로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들은 하지 말자는 인식이 생기다 보니까, '의무보다는 선택'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결혼과 출산이 의무가 아닌 선택이 되고 개인적인 시간과 휴식에 가치를 두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발적으로 혼자서 명절을 보내는 혼추족은 앞으로 더 늘어날 거라는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구하림입니다. (halimk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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