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속해서 스튜디오에서 정치부 류정화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류 기자. 명태균 씨가 관여한 PNR 여론조사가 실제로 당시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도움이 됐습니까?
[기자]
당시 PNR 조사를 한국갤럽 조사와 비교해 보면 고비 때마다,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가 보입니다.
한국갤럽 조사 기준, 대선 기간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크게 두 번 출렁였습니다.
첫 번째는 검찰 총장을 사퇴한 직후인 2021년 3월 둘째 주인데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15%P 올라서, 3%P 떨어진 이재명 대표와 똑같이 24%였습니다.
같은 시기 미래한국연구소가 의뢰한 PNR 조사에선 윤 대통령이 41.2%로 20.5%인 이 대표의 더블스코어로 나타났습니다.
두 번째는 2021년 8월 첫 주, 이준석 당시 대표와의 갈등이 불거진 때입니다.
당시 갤럽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보다 6%P 떨어져 19%였고, 이 대표는 25%였습니다.
하지만 PNR 조사에선 윤 대통령이 34%로 오차범위 밖에서 이 대표를 앞서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앵커]
오늘(15일) 나온 녹취는 '대선 경선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건데 윤 대통령 혹은 윤석열 캠프에서 알았느냐가 관건 아닙니까?
[기자]
우선, 오늘 뉴스토마토가 공개한 명태균 씨와 강혜경 씨 간 녹취는 2021년 9월 29일 겁니다.
이 조사가 당시 윤 후보에게 보고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명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정기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윤 대통령이 직접 결과를 달라고 한 듯한 정황은 있습니다.
역시 강씨와의 통화 녹취입니다.
[명태균 (2022년 2월 28일) : 조사 돌리면서 할 때마다 나한테 얘기 좀 해줘요. 맨날 윤석열이한테 보고해 줘야 돼.]
[명태균 (2022년 3월 2일 / 뉴스토마토) : 그거 빨리 달라고 그래요. 윤석열이가 좀 달라고 그러니까.]
[명태균 (2022년 3월 3일 / 뉴스토마토) : 오늘 다 뽑아줘야 돼요. 윤석열 총장이 저 문자가 왔네.]
앞선 리포트에서 보셨듯, 명씨는 "정치인들이 와서 불법적인 걸 요구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요구를 어떻게 했단 건지는 밝히지 않아서 아직까지는 명씨의 주장일 뿐입니다.
또 대선 여론조사 때는 어땠는지 언급이 없어서, 윤 대통령이 조작여부를 알았는지 역시도 알 순 없습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알았다고 하면 문제 아닌가요?
[기자]
우선 여론조사를 조작하는 건 불법입니다.
공직선거법상 여론조사는, 성별, 연령별, 지역별, 실제 국민들의 비율과 비슷하도록 가중치를 둘 수 있고, 선관위와 여론조사심의위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합니다.
이와 다른 방식으로 가중치를 두거나, 로 데이터를 손댔다면 현행법 위반입니다.
불법적인 여론조사가 정치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 셈이니 윤 대통령이 알았는지가 관심인데요.
선관위에 문의해보니 후보가 결과를 단순히 보고받은 것 이상으로 "공모관계가 드러날 경우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일반론이라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사실관계는 추후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PNR 서명원 대표는 JTBC에 "PNR 조사는 같은 시기 ARS 방식으로 진행된 여론조사와 결과가 비슷하게 나타났다"며 "녹취록에서 '조작 의혹'이 불거진 여론조사는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비공표 여론조사이고 PNR 조사와는 상관없다"는 입장을 알려왔습니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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