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풍·MBK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시장의 반발과 함께 금융당국까지 제동을 걸면서 물러선 건데요.
경영권 분쟁의 승자는 이르면 연말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최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유상증자 계획을 전격 철회했습니다.
주주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했지만 주주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최윤범 / 고려아연 회장 : 시장 혼란과 주주분들의 우려에 대해서 회사는 겸허한 마음으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에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3일 자사주 소각을 전제로 공개매수를 마친 뒤,
불과 일주일 만에 이와는 정반대되는 유상증자 카드를 기습적으로 꺼냈습니다.
성공할 경우 우호 지분 3∼4%가량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당장 시장 안팎에선 반발이 쏟아졌습니다.
기존주주에게 손해를 입힌 채 새로운 주주들에게 조달한 자금으로 경영권을 방어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도 부정거래 소지가 있다며 유상증자 계획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함용일 / 금융감독원 부원장 (지난달 31일) : 공개매수 기간 중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한 경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철회에 주가는 14% 급락했습니다.
유상증자가 없던 일이 되면서 경영권 분쟁은 이르면 연말에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결판날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대비해 영풍과 MBK 측은 장내매수로 지분율 확대에 나섰습니다.
현재 영풍과 MBK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로 최 회장 측보다 5% 포인트가량 앞서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양측은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 장내 매수와 우호 지분 확보 등 치열한 물밑 다툼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YTN 최아영입니다.
촬영기자 : 홍성노 이근혁
디자인 : 이나영
YTN 최아영 (cay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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