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한이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침묵을 지켜오던 북한이 오늘(11일) 처음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온 남한 땅이 아비규환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오늘자 노동신문 6면입니다.
남한에서 비상계엄 사태로 100만 명 이상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을 사진과 함께 실었습니다.
조선중앙TV도 이 내용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윤석열 괴뢰가 불의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파쇼독재의 총칼을 국민에게 서슴없이 내대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 온 괴뢰 한국 땅을 아비규환으로 만들어놨습니다.]
남한 내 비상계엄 사태와 윤 대통령 탄핵 추진 움직임을 북한이 보도한 건 처음입니다.
대남 비난 보도를 꾸준히 계속해오던 북한은 지난 5일부터 대남 보도를 중단했는데, 그동안 남한 내 사태를 주시해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가를 지켜보면서, 이제 흐름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는 판단 하에, 노동신문에 대대적인 보도를 했다고 봐야 되겠습니다.]
북한은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에 남한 내 시위사진을 21장이나 실었지만, 사진 선택에 있어 조심스러운 모습도 보였습니다.
한 장을 제외하고는 주변의 고층건물들이 보이지 않는 장면을 사용한 것입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북한은 남한 내 시위를 전하면서 고층건물들을 모자이크 처리해 남한의 발전상을 감추려 했습니다.
북한에 강경했던 윤 대통령 탄핵 움직임을 북한이 호재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집권자에 대한 반대의사를 마음대로 표현하는 남한의 정치적 자유가 북한에 전파되는 것이 북한 당국에 부담이 되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사진제공 : 뉴스1, 영상편집 : 김진원)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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