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외증손자 로마노 플로리아니 무솔리니(21·유베 스타비아)가 프로 데뷔 첫 골을 터뜨리자 관중들이 단체로 '파시스트 경례'를 선보였다.
로마노는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의 카스텔람마레디스타비아의 로메오 멘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세나와의 세리에 B(2부리그) 홈경기에서 골을 기록했다. 이는 로마노의 프로 데뷔 첫 골이었다.
로마노의 골이 터지자 경기장 아나운서는 "로마노가 득점했습니다"라고 반복해서 외쳤다. 이에 홈 관중들은 "무솔리니"라고 화답하며 '파시스트 경례'를 했는데, 이는 즉시 논란으로 번졌다고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전했다.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팔을 비스듬히 올려 뻗는 이 경례 방식은 이탈리아를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 속으로 휘말려 들게 한 독재자 무솔리니 통치 시절에 쓰이던 동작으로 '파시스트 경례'로도 불린다.
로마노는 무솔리니의 손녀 알레산드라 무솔리니의 아들이다. 배우 출신인 알레산드라는 전진이탈리아(FI) 소속으로 상원의원(2013∼2014년)과 유럽의회 의원(2014∼2024년)을 지냈다.
로마노는 과거 인터뷰에서 핏줄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실력으로만 평가받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뜻과는 달리 '무솔리니 핏줄'이라는 꼬리표를 좀처럼 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솔리니는 20세기 이탈리아를 파시즘 체제로 이끈 독재자로, 그의 이름은 지금도 이탈리아에서 논쟁의 중심에 있다.
이 때문에 로마노는 단순히 한 명의 유망한 축구 선수가 아닌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로마노가 역사적 유산의 그늘을 넘어 축구 선수로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자막편집 : 정의진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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