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3일 불법 계엄 선포 8시간 전, 통일부는 영상 하나를 공개합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송전탑을 철거하면서 작업하던 인부까지 추락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이 영상 공개가 김용현 전 장관의 요청 때문에 이뤄진 걸로 드러나, 계엄 분위기를 조성하려던 게 아니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약 8시간 전인 지난 3일 오후 2시쯤, 통일부가 예고 없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에 전기를 공급하는 송전선을 자르자, 송전탑 두 개가 쓰러집니다.
안전장치 없이 작업하던 북한 인부가 추락하는 장면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지난달 말 군 장비로 포착한 건데 국방부가 아닌 통일부가 이례적으로 공개한 겁니다.
그 배경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있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국무회의 직전 티타임에서 김 전 장관이 김영호 통일부 장관에게 통일부에서 영상을 공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에서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김 전 장관이 먼저 부탁해 왔다는 겁니다.
군 관계자는 "개성공단 송전탑은 남북경협 사안"이라 "통일부에서 공개하기로 장관들끼리 협의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김 전 장관이 계엄 직전 북한에 대한 반감을 유발하려던 의도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김 전 장관은 계엄을 앞두고 북한의 오물풍선 '원점 타격'에도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장관 취임 뒤 거의 찾지 않던 합참 전투통제실을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 뒤 두 차례나 갔던 걸로 나타났습니다.
[부승찬/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3일 / JTBC '장르만 여의도') : 무인기 평양에 보낸 거라든지 대북 확성기라든지 대북 전단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다 연관성이 있고요.]
한편 김 전 장관과 계엄을 논의한 의혹이 제기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수첩엔 '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고 적혀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영상편집 최다희 / 영상디자인 조영익]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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