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은 교실도 민주주의의 산 배움터였습니다.
전국의 초중고교에서 적잖은 학생들이 탄핵 심판 선고를 함께 지켜봤는데요.
일각에선 어린 학생들에게 정치적 편향성을 심어줄 수 있단 우려도 있었지만, 대통령도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것만큼 의미 있는 교육이 또 있을까요?
보도에 조명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오늘 오전 서울의 한 중학교 교실.
12.3 계엄에 대해 각자 느꼈던 생각을 학생들이 자유롭게 글로 표현합니다.
[중학교 1학년생]
"갑자기 저렇게 계엄령을 선포했으니까 화가 나고 어이없고 갑자기 그러니까 불안했어요."
교사는 탄핵 심판 쟁점을 설명합니다.
[진영효/중학교 교사]
"파면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과연 우리나라의 헌법을 위배했는지 여부입니다."
마침내 TV에서 전해지는 헌법재판소 결정문.
한 줄 한 줄에 숨을 죽인 채 귀를 기울이다, 파면이 선고되자 박수를 치기도 합니다.
[교사·중학생]
"〈왜 파면돼야 한다고 이 사람들이 판단했나요?〉 계엄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았고 계엄으로 국민의 기본권이나 자유권을 많이 침해하고…"
오늘 탄핵 심판은 서울뿐 아니라 인천, 세종, 부산 등 10개 시도 학교에서도 실시간으로 지켜봤습니다.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를 책이 아닌 현실에서 체험하는 소중한 계기였습니다.
[인천 안남고 학생]
"함께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장면을 보니까 좀 더 이 민주주의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더 느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서…"
다만 보수 성향 학부모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사상 교육'이란 거부감을 드러냈고, 일부 교육청에서는 생중계 시청을 권하면서도 '정치적 중립 준수'를 강조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광국/인천 안남고 교사]
"교육부의 논리대로라면 시청 자체도 이미 중립적일 수 없거든요. 중립이라는 기계적 기만적인 용어보다는 정의와 진실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실의 정치적 중립을 지나치게 강조한 탓에 시도조차 못 했던 '민주 시민 교육'에도, 이제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진영효/중학교 교사]
"시민으로서 생활에 필요한 정치적인 교육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계기 교육으로서 정치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헌정 질서의 근간이 어린 학생들에게도 일깨워졌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방종혁, 최대환, 변준언 / 영상편집: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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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방종혁, 최대환, 변준언 / 영상편집: 김현수
조명아 기자(ch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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