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의 손가락 >
[기자]
안철수 의원이 광화문 광장에서 대선 출마 공식 선언을 했습니다.
네 번째 대선 도전도 화제였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안 의원의 손가락도 화제가 됐습니다.
출마 선언을 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면서 손을 들었는데, 왼손 검지에 뭔가 적혀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겁니다.
저게 무슨 내용인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안철수 의원 측에서는 '이효진원광大'라고 적었다고 밝혔습니다.
이효진 원광대 교수가 안철수 캠프 측의 새 대변인으로, 지금 보시는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인데요. 새 대변인으로 영입됐다는 것을 소개하려고 적어 놨다고 해명한 겁니다.
[앵커]
일종의 해프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안철수 의원, 과거에도 자신의 손가락에 연설 키워드 같은 걸 적은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건 아니죠.
그런데 오늘(8일) 유독 화제가 됐던 건 과거 대선 정국 유명한 사례가 연상된다는 분석 때문입니다.
예측하셨겠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지난 대선 당내 경선 TV토론 당시 손바닥에 '왕' 자를 적고 나와서 무속 논란이 시작됐죠.
당시 '무속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지우고 나오지 왜 그냥 나왔느냐"고 하자 당시 윤석열 캠프 측에서 "아마 손가락 위주로 씻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해명을 내놔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죠.
[앵커]
기억이 납니다. '왕' 자가 적힌 손바닥 이 장면 때문에 오늘 안철수 의원의 손가락 글씨도 좀 더 화제가 된 것 같습니다.
[기자]
참고로 안철수 의원이 유독 손가락과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지난 대선 막판, 윤 전 대통령과 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뒤에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해서 윤 전 대통령을 뽑는 사람들은 나중에 후회할 것이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안철수/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 (2022년 2월 23일) : 주술에 씌인 듯, 무슨 마법에 걸린 듯이 정권교체만 되면 다 될 거라고 착각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상대방을 떨어뜨리기 위해) 마음에 안 들고, 무능한 후보를 뽑아서…1년만 지나고 나면 내가 그 사람 뽑은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또 그럴 겁니다.]
저렇게 윤 전 대통령 뽑은 사람 손가락 자르면서 후회할 것이라고 말하고 약 열흘 뒤에 막판 단일화가 됐기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안 의원, 손가락 자르라" 이런 공격을 했었죠.
하지만 합당한 이후 여당에서도 비슷한 공격을 받았습니다.
당대표 선거 당시에 친윤계인 김기현 의원이 "안철수는 윤석열 찍은 내 손가락 자르고 싶을 것이라고 말한 사람"이라고 얘기하면서 공격을 펼친 적이 있었는데, 참고로 안철수 의원은 오늘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단일화에 대해서 깊은 반성과 사과드린다" 다시 한번 사과했습니다.
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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